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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게임 리뷰

리뷰 : 데스 스트랜딩 - 이어짐을 배달하는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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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Stranding

 

 

// 간접적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 기본적으로 데스 스트랜딩을 재밌게 즐기고 있는 입장에서 글을 썼습니다 //

 

 

 

 

나오는 것만으로도 게임계에서는 엄청난 이목이 집중됐었죠.

코나미를 떠났던 히데오 코지마의 새로운 게임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뭐 이미 출시전부터 대체 뭐하는 게임인지 영상봐도 모르겠다, 택배 상하차 게임이냐, 심오해보이는데 해봐야 알 거 같다 등등 논란거리가 가득했었습니다.

 

세세한 부분에서 의견들이 상충하는 건 이미 출시된지 3달 정도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개인적으로 메탈기어 솔리드의 팬입니다.

잠입액션 게임을 좋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늘 비교가 되는 스프린터 셀보다도 메탈기어 솔리드를 더 좋아하기도 했구요.

그렇다면 코지마 감독의 팬이냐...라고 묻는다면 조금 다르긴 합니다.

코지마 감독이 만든 다른 게임들도 전부 재밌게 한 건 또 아니거든요, 메탈기어 라이징이라던가.

그리고 코지마 감독 특유의 진지한 표현이 좀 과장된 어색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거부감도 느껴집니다.

다만 큰 틀에서 봤을때 그가 만든 게임을 전반적으로 재밌게 즐겨온 건 사실이지만요.

 

저도 현재 데스 스트랜딩을 플레이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많이 진행하진 않았습니다.

스토리보다도 자잘한 배달을 놓치기 싫어서 진행이 느려서 그렇습니다만;;

 

그래서 아직 엔딩까지 전부 감상한 상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충분히 데스 스트랜딩을 즐긴 입장에서 개인적인 감상평을 남겨놓으려고 합니다.

보고 들었던 칭찬들과 비판들을 기반으로 저에게 데스 스트랜딩은 어떤 느낌인지를 찬찬히 정리해보겠습니다.

 

 

_게임성&예술성

 

 

「차라리 영화를 만들어라 vs 영화처럼 잘 만들었다

 

BRIDGES, Connection

가장 뜨거운 논란이라고 생각합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완전히 결론이 달라지는 문제라 절대로 맞고 틀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비디오 게임이란 어디까지나 내가 직접 화면 안의 캐릭터의 움직임이 됐건 관리가 됐건 뭔가를 조종해서 움직일 수 있어야 비디오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많이들 이럴거면 영화를 만들어라 - 라는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배우의 연기와 분위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컷신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서라고 이해합니다.

게임에 삽입된 동영상, 요즘 말하는 컷신의 길이가 길면 그만큼 게임 패드나 키보드&마우스를 손에서 놓고 있어야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극적인 연출을 위해 컷신은 왠만한 게임들은 흔하게 활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보스의 등장이라던가 중간 이벤트나 이야기의 마무리라던가.

문제는 컷신의 길이의 적정선은 정해져있지 않기에 제작사들이 알아서 정해야한다는 겁니다.

너무 짧게 넣으면 유저가 실망할지도 모르고, 너무 길게 넣으면 유저들이 지루해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라스트 오브 어스(이하 라오어)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PS1 FF7 시절처럼 동영상과 게임 플레이가 구분지어 지던 때의 경계가 무너진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동영상인가... 싶더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 화면으로 이어지는 건 이제 당연해졌죠.

라오어는 분명 도입부가 긴 게임입니다.

본격적으로 좀비를 피하거나 제거하려면 꽤 긴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하지만 라오어의 초반에 대해 지루하다고 느꼈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라오어가 영화를 게임에 녹여낸 방식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계속해서 주변을 관찰하고 중간중간 조작적으로 감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계속 심어줬기 때문입니다.

반면 데스 스트랜딩은 꽤 긴 시간 게임 패드를 내리고 있어야하죠, 아쉽습니다.

진동 때문에 완전히 손에서 놓진 못하지만.

 

임무는 급하지만 배송은 더 급하니까

느림의 미학이라는 부분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2(이하 레데리2)도 떠올랐습니다.

특히나 이동 부분에서 넓은 초원을 하염없이 말타고 달리는게 뭐가 재밌냐는게 레데리2의 주된 비판중 하나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빠른 이동으로 점철된 게임을 하다가 레데리2를 접하고 난 후 게임이 꼭 빠를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레데리2는 이동 중에 다양한 지형, 마을, 생태계를 계속해서 플레이어에게 소개해주면서 내가 서부에서 정말 생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거든요.

반면 데스 스트랜딩에서는 그런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 나름의 느림에 대한 미학은 분명히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멋있음은 별개로 치더라도 설정상 크게 다르지 않은 지형의 반복과 사람이 군집한 구역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데스 스트랜딩은 정말 영화로 나오는게 나을 정도로 게임적으로 어울리지 않는가-

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컷신의 길이는 그저 제작사의 선택입니다.

유난히 봐야만 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건 코지마라는 사람의 스타일일 뿐이구요.

컷신의 길이 부분이 맞지 않다면 코지마 감독의 게임을 구입하지 않음으로서 불매를 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물론 기다리던 제작자의 게임을 오래 기다려서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 기대에 못 미치면 욕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화판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나에게 별로인 것에 대해 타인이 재미를 느낀다고 타인의 재미를 저울질할 수는 없는거죠.

데스 스트랜딩의 '재미'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밑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지마 감독을 예술병 걸린 게임 제작자라고 부르는데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예술병으로 특이한 시도를 하는 코지마 감독을 게임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그림, 영화에도 예술적이고 실험적이며 도전적인 부분을 극대화한 작품이 많습니다.

왜 영화관에서 의자를 흔들고 물을 뿌리고 3D 안경을 주겠습니까.

집에서 VR 쓰고 온갖 다양한 게임을 몸을 직접 움직여서 즐기는 세상입니다.

게임은 그 자체로 도전적인 세계인데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서 안될 거 없구요.

 

 

_인터페이스&시스템

 

경사로나 노면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액션 게임이라고 하면 어느정도 버튼 배치나 액션의 종류가 고착화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플스 기준으로 예를 들면 트리거라 불리는 L2와 R2는 조준과 사격, 엑스와 네모는 회피와 점프를 맡는다던가 말이죠.

조사하거나 말을 거는 버튼이 게임마다 달라서 헷갈릴 때도 있지만 요는 액션의 종류가 거의 정해져있다는 겁니다.

점프, 달리기, 정보 스캔, 방향 확인 등 데스 스트랜딩도 역시 기본적인 구조는 따라갑니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액션을 버튼에 배정해버렸네요.

L2는 왼쪽으로 중심 옮기기, R2는 오른쪽으로 중심 옮기기, L2+R2는 넘어지지 않게 중심잡기-

라니.

처음 겪었을 땐 정말 이런 행동에 버튼을 낭비해도 되는건가?? 라는 의구심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버튼 조합에 따라 우는 BB를 달래기도 하고 다크소울 냄새가 진하게 나는 표지판을 세우기도 합니다.

조이패드에 배당한 액션들만큼은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Wanna take a shower...?

신선함은 휴식 장소에서 좀 과해져서 소변과 대변을 보기도 하고 샤워도 합니다.

이때 배설물은 설정상 특정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뭐 그럴 수 있다치는데 문제는 한 번 해보면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손이 가질 않는 메뉴들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물론 그런 자잘한 부분들이 재미를 주지 않는 건 아닙니다.

열연을 한 배우의 재미있는 모습을 감상할 수도 있고 내가 쓰는 장비를 자세히 볼 수도 있고 샤워... 뭐 없는 거 보다는 낫습니다만.

하지만 역시나 여러번 볼 일은 없다는 게 문제네요.

 

야... 이... 그만 좀 따라와라...!!

아무래도 전투가 주력이 아닌 게임이다보니 싸우는 여러가지 요소가 강하지는 않습니다.

전투보다는 어쨌든 배송이 중요한 게임이다보니 어떻게 쉽게 피해서 가느냐가 사실 더 중요하니까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전투를 우선할 것이냐 잠입 후 제거를 우선할 것이냐가 갈리긴 합니다.

인간인 경우 수가 적으면 진짜 주먹질 발길만 대충해도 제압이 되는지라...

물론 피에 목마른 전투종족분들은 내 소중한 짐을 노리는 하찮은 도적떼를 그냥 두고 가진 않겠습니다만.

 

지도는 정말 다양한 정보를 한번에 쏟아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필요한 정보만 뽑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보전달에 한해서 뭘 필요로할지 몰라서 전부 준비했으니 알아서 가져가라는 불편한 느낌은 어쩔 수 없는 코지마 감독의 악취미인 거 같습니다.

메뉴 역시 지도처럼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콘들이 다 뭘 이야기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지도에 마킹할 수 있는 건 알겠는데 무조건 최단 직선 루트를 찍질 않나...

물론 하다보면 아이콘도 이해가 가고 루트를 원하는대로 찍을 수도 있고 단축 입력 방법도 알게 되긴합니다만 역시나 친절함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 도구 사용, 액션의 활용을 점진적으로 소개한 것처럼 정보를 해석하는 방법도 조금 친절함을 발휘했다면 좋았을텐데 싶어 아쉽습니다.

 

 

_지형

 

정말 보이는 곳은 왠만하면 다 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게임에서 지형이 험난하면 아예 못 가거나 점프나 올라가기 액션으로 해결을 봤습니다.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이 보여주는 험난함은 이제까지 경험했던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느낌은 마치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처럼 보다 빠르게 가기 위해 높은 산이나 깊은 물을 해쳐나가야하는 과제를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반면 데스 스트랜딩은 그 험난함을 해결하는 방법을 다르게 선택했습니다.

높은 곳이나 수면을 스테미너 소모로 헤쳐 나가는 게 아니라 지면의 울퉁불퉁함을 피하거나 물살에 저항하는 식으로 말이죠.

데스 스트랜딩에서의 이동은 분명 불편합니다.

그렇기에 피해가기 싫다면 제공되는 여러가지 도구들을 사용해서 문제를 타파할 수도 있도록 해놨습니다.

 

이거 딱 얻는 순간 게임이 달라져버리죠

 

초중반을 넘어 탈 것을 구할 수 있게 되면 좀 더 편해지지만 이때도 지형의 험난함은 마찬가지로 문제로 다가옵니다.

자유롭게 날아서 갈 수 없는 이상 어쨌든 지면을 거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지형은 이동에 있어 플레이어가 풀어내야할 퍼즐 그 자체인거죠.

 

 

_재미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면서도 가장 주관적인 해석의 부분이라 맞고 틀리고를 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극명하게 갈리는 리뷰 점수들이 그만큼 호와 불호가 극단적이라는 걸 반증하는 셈이라고 볼 수 있죠.

 

문명이 있어도 있는 게 아니에요...

일단 재미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과 겹치는데, 일단 게임이 느립니다.

탈 것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고 빠른 이동을 하게 되기까지는 더욱 시간이 걸립니다.

하물며 빠른 이동을 하게 된다고 해서 기존 게임들처럼 지면을 이동해야하는 필요성이 대폭 적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이동도 느린데 주변 경치는 멋지긴 하지만 워낙 인류가 망한 세계관이다보니 드넓은 평원과 산맥이 대부분입니다.

빠른 진행, 격한 상황에서의 세심한 조작, 화려한 타격감 등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추천하기 너무 힘듭니다.

 

거기에 더해 게임은 계속 다닌 길을 반복해야하는 필요성을 부과합니다.

어느 게임이건 해당 구역에서 일정 시간 머물게함으로서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매듭을 풀게 합니다만...

데스 스트랜딩에서 머문다라는 건 휴식과 짐정리 외에는 딱히 의미가 없기에 서둘러 길을 나서는게 최우선이 됩니다.

 

재미없는 요소들을 뒤집으면 오히려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되는 것도 묘한 느낌입니다.

느린 게임은 이동하는 내내 주변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관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기상의 변화, 강도의 견제, BT의 출몰 여부, 자잘하게는 지면의 험난함까지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 눈에 들어오고 나한테 이득이 될 수 있을 거 같은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같은 배경 반복인데... 막상 돌아다니면 또 안 그렇단 말이죠

반복성 또한 플레이어에게 점점 바뀌는 주변을 보여줍니다.

처음 겪는 험난한 여정길을 뚫고 다음 지점에 도착하기까지의 도전과 모험은 분명 충족감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흙과 돌이 가득했던 길이 점점 더 다니기 편한 길이 되고 험준한 바위 벽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건 또 다른 충족감을 선사합니다.

이후 말씀드릴 네트워크를 이용한 협력 플레이를 경험하게 되면 루트의 반복이 점점 새로운 길로 바뀌어나간다는 점에서 색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되구요.

반복적인 작업, 흔히 말하는 노가다성 플레이가 취향이신 분에게는 어쩌면 모든 구간이 집중할 수 있는 도전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명을 하며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를 되뇌이듯 짐 하나만 더, 배송 하나만 더를 중얼거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역시나 문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가능성과 조우하기까지 어떻게든 초반의 벽을 넘겨야한다는 점이네요.

코지마 감독의 영화스러운 초반부도 물론 멋지지만 갓 오브 워처럼 본격적인 구간이 좀 더 빠르게 등장했으면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대로 구현한 배우들의 3D 모델과 게임 안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 중간중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시 코지마다' 싶은 선곡 센스 또한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코지마 감독을 좀 두둔하겠습니다.

 

내가 이 겜 다시하면 이 양반 보려고 하는 겁니다

결국 문제는 취향이라고 봅니다.

게임이 느려서, 너무 영화같아서, 의미가 너무 복잡해서 재미가 없을 수는 있죠.

그렇다면 그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동일한 기준에 재미를 느낄리가 없다는 건 배려가 뭔지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죠.

요컨대 남의 재미를 느끼는 기준에 의아함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느린 음악, 실험적인 영화, 복잡한 철학을 다루는 책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그게 왜 재밌다고 따져 물을 건 아니잖아요.

의자를 흔들고 물을 뿌리는 4dx 영화관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만 가서 즐기는 부가적인 요소입니다.

영화란 가만히 앉아서 보는게 맞다며 4dx 영화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웃고 지적하진 않듯이 말이죠.

 

상상력, 그 곳에 갈 수 있다는 믿음 -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서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닌, 직접 캐릭터를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게임이야말로 복합예술장르의 가장 선두이며 가장 실험적인 시도와 실험이 필요하고 알맞은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코지마 감독은 상당히 실험적인 시도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구요.

그의 선택이 마땅찮고 그가 만든 게임이 불만족스러울 수는 있습니다.

그럼 그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서 불매를 선택해서 정신차리라는 메세지를 전하면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느끼는 재미를 폄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게임이 나오기도 전에 점수로 대충 감을 잡을 수 있고 게임이 발매되면 먼저 구입한 사람들이 어떤 게임인지 다 보여주고 리뷰도 보기 좋게 정리되는 세상입니다. 

얼마나 돈 아끼기 좋아요?

 

 

_협력&연결

 

기본적으로 데스 스트랜딩은 혼자서 당면한 모든 걸 해결해야합니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고독감과 우울함은 세계관도 그렇고 쉽게 떨쳐낼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진행해 나감으로서 혼자만이 아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는 점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면 다른 플레이어가 사용한 도구가 필드에 남겨져있어서 나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미 이런류의 멀티플레이는 다크소울에서 선보였습니다만 데스 스트랜딩은 이걸 한번 더 비튼 셈입니다.

 

진짜 베터리 바닥일때 충전기 만나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ㅠㅠ

맨 처음 시작할땐 정말 혼자서 드넓은 필드를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잡으며 달리는 게 고작이었는데 어느샌가 내가 설치한 사다리를 누군가 사용하고 누군가 설치한 다리를 내가 이용해서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연결되고 이어지는 도중 서로 도움이 되고 장애물 극복은 훨씬 쉬워집니다.

유저들간의 크고 작은 상호작용들이 게임을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주면서 게임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주제를 게임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죠.

 

오오... 암령을 사냥하는 암월의 검이여.... .....아닌가?

 

하지만 표지판에서 나는 다크소울의 냄새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흠.

 

 

_동선주기&반복

 

어떤 게임이던 반복 작업을 통해서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시도는 항상 이루어집니다.

데스 스트랜딩도 예외는 아니고 심지어 반복 작업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될 정도입니다.

반드시 해야만하는 노가다는 아니지만 반복 작업없이 스토리만 밀어버리고 싶어도 레벨업 개념에 해당하는 작업을 해두지 않으면 후반이 살짝 귀찮아지는 부분이 있어서 말이죠.

 

대체 같은 물류센터에 몇번째 오는건지...

 

위에서 제 아무리 색다른 멀티와 주제의식에 대한 전달력을 칭찬해도 결국 이 부분에서 질리면 누군가에게는 쓸데없이 무게만 잡는 재미없는 게임인 거니까요.

누차 말씀드리지만 분명히 취향을 극도로 타는 게임입니다.

 

전 이런 짓도 환장해서 했었습니다,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시죠 ...근데 이미 와우접음

제 경우에는 다소 극단적인 노가다나 앵벌에 해당하는 반복작업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지라 이정도 반복은 애교에 가까웠다는 걸 알아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빠른 이동에 해당하는 기능이 생기지만 몸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민을 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제 경우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네요.

 

 

_결론

pvp 관심없고 노가다 좋아하면 어떻게든 에피소드3 까지만 버텨봅시다.

상대를 압도하고 제거하는 재미도 있지만 타인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재미 또한 무시할 수가 없네요.

 

 

 

 

 

 

+게임외

제 본업이 세상 모든 취향을 존중해야하는 직업인지라 상반되는 의견에도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호불호가 심하다고 선을 그어서 난 재미없는데 넌 왜 재밌어하냐, 난 재밌는데 넌 왜 그걸 못 느끼냐는 식의 트집은 논쟁급에 올릴 수도 없는 유치한 말싸움입니다.

 

취존줌여

 

위에서도 영화 얘기를 했지만 내가 액션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실험적인 예술영화를 보는 사람의 취향을 무시할 순 없는 거 아니겠어요.

클래식 연주회에 내 돈을 쓰는 걸 아이돌 콘서트 가는 사람이 비판할 수는 없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설령 그 클래식 연주회가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완벽하지 못한 합주라고 해도 말입니다.

누군가에겐 의미없어 보여도 누군가에겐 소중할 수 있죠.

어떤 대상에 가치를 느끼는 건 너무나도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이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같은 취미를 가지는 사람들끼리 선을 가르고 높낮이를 판단하는 행동은 곧 틀딱질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꼰대가 아니라 꼰대가 나이 든 거라고 하죠?

 

이제 나이먹고 게임을 즐긴다는 이유로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는 시선을 보내진 않습니다만 여전히 애들이 즐기는 놀이라는 인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 다 레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내 돈과 내 시간 들여서 내가 좋아하는 거 즐기는 거 잖아요.

마넘나같은 쓰레기처럼 누가 생각해도 잘못됐고 오점인 경우는 물론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렇기에 또 말하지만 유튜브나 기타 매체를 통해 어떤 게임인지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재미없어 보이면 돈 안 쓰면 그만입니다, 재밌다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욕할 게 아니구요.

 

 

...이렇게 써놓고 강요하면 저도 꼰대에 틀딱인거죠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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