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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의 이야기/술 관련 이야기

한달 넘게 쉬고 있는 바텐더

그렇게나 쉬고 싶었는데 쉼에 지치게 될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위생적인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지역이나 겪게 되지 설마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골머리를 앓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주로 집안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끝을 알 수 없는 휴무에도 버틸 자신이 넘쳤습니다.

여행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우니 공감하지도 못했구요.

그런데 한달이 넘으니 슬슬 한계가 찾아옵니다.

물론 억지로 놀라면야 놀 수는 있지만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부담감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사진 : https://stock.adobe.com/182261679?sdid=DMMD1BPP&mv=social&mv2=orgsoc&as_channel=social_ads&as_campclass=brand&as_campaign=Ecommerce&as_source=Pinterest&as_camptype=acquisitions&as_audience=users

 

저는 바텐더입니다.

요식업 중에서도 서비스에 더욱 비중을 둔 업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어디 크고 유명한 가게도 아닌 매달 다음달을 걱정하는 동네 바에 몸담고 있군요.

뭐 좋아서 제가 남아있는 거니까 누굴 탓하겠습니까마는.

 

주류와 달리 식사류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요소이고 매장에서 취식하지 못한다면 배달도 가능합니다.

그에 반해 술은 전통주나 치킨과 함께 주문하는 생맥주처럼 제한적인 주종이 아닌 이상 배달이 불가능하구요.

이미 제가 일하는 가게는 8월말부터 9월초까지 가게가 휴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때는 이번만 지나면 연말에는 어떻게든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결국 11월말에 2주간 닫게 되려나- 한 게 결국 한 달이 넘어가고 말았네요.

찾아주시는 손님들도 연말을 왁자지껄하게 같이 보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워하셨습니다.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잠깐 들려서 가볍게 한 잔 하시는 분들도 계속 아쉬워하시구요.

날아가버린 거의 한 달 분량의 월급에 직원들도 아쉬워합니다.

사실 그동안 몸에 피로가 많이 쌓여서 마냥 놀기만하면 좋을 줄만 알았는데 재밌어서 시작한 일을 마냥 손 놓고 있으니 저도 많이 아쉽습니다.

 

무작정 끝을 알 수 없는 사태의 진전을 기다리기만 할 수 없어서 2021년 1월부터는 제한적인 영업이라도 시작해볼 예정입니다.

2021년에 막 접어든 참이니 늘 그래왔듯이,

결국 지켜질지 알 수 없는 목표를 위해 이것저것 궁리하며 움직여 보려고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 글이 작년보다, 어제보다,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날들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네요.

코로나 이후는 이전과 온전히 같지 않겠지만-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더 일상 생활에 부담이 없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