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텐더의 이야기/술 관련 이야기

Bar를 찾는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_01

01. Bar는 무섭지 않아요

바텐더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풀었으니 바텐더가 일하는 공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봐야겠죠.

일단 '바'라는 게 뭐냐- 부터 말씀드려야할 거 같은데... 뭐 비싼 양주 파는 곳이죠, 그걸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그게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짧은 설명만으로는 바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바라는 공간의 매력을 아끼고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분명 실례일 겁니다.

조금 더 살을 덧붙여보자면, 술집의 종류는 엄청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바 테이블이 있고 특히 바텐더가 있어야 기본 구조를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술은 사실 뭘 팔던 상관없어요.

와인을 팔면 와인바, 맥주를 팔면 맥주바 - 이 경우 펍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죠, 사케를 팔면 사케바입니다.

영업 형태에 따라 라운지바나 클럽바로도 구분 가능할 거구요.

그 중에서도 유럽이나 미국의 Classic Bar의 모습을 기본형태로 가지며 칵테일과 서양식 증류주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곳을 가장 전형적인,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Bar라고 부릅니다.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곳도 상대적으로 좀 캐쥬얼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Classic Bar를 지향하고 있구요.

그래서 그 Classic Bar에 기본적으로 따라붙는 애들이 칵테일과 서양식 증류주인 위스키나 브랜디거든요.

네... 비싸죠.

얘들이 내 통장 잔고 털어버리는 가장 큰 원흉입니다.

그렇지만, 저렴하게 양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다른 곳이 많음에도 Bar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는 이유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Bar라는 문화가 대중에게 많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양주라는 단어를 좀 그만 듣고 싶습니다 진짜로.

 

구조적인 이야기를 했으니 감성적으로 좀 털어보겠습니다.

술집엔 술을 마시러가는 게 가장 큰 목적이겠습니다만 '내가 좋아하는 술집'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죠.

수많은 술집들 중 Classic Bar를 찾으시는 분들은 전반적으로 과하게 떠들썩하지 않은 분위기와, 색다른 맛과, 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술을 어떤 공간에서 마시느냐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다르겠지만 눈앞에 진열된 다양한 술병들을 탐색하며 맛과 향을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조용한 분위기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제 막 위스키나 칵테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셨거나 평소에 즐기시던 분들께 Bar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맛이 공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다양한 위스키는 물론이고 이 영상을 보고 계시는 지금도 새로운 술들은 뭐 계속 나오고 있으며 그 기존의 술과 새로운 술들을 조합해서 바텐더들이 만드는 또 새로운 칵테일들은 Bar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맛이니까요.

 

바에서 말하는 서비스는 상황에 따라 무료로 음식류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 접객 자체를 일컫습니다.

일반적인 술집도 물론 빠른 응대, 친절한 대응같은 훌륭한 서비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바에서는 그것들을 기본적으로 가진 직원이 상시 손님들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혼자서 술을 마시러 오는 분에게 더없이 최적의 장소이고 바 테이블도 1~2명이 앉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소에서 바텐더는 이 모든 것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혼자 오시는 분들이 부담가지실 필요가 없는 건 바텐더들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물론 자주와서 친해지면 더 부담없어지겠죠?

술에 대해 몰라도, 분위기에 대해 몰라도, 공간에 대해 몰라도(어떤 가게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결국 Bar라는 것에 대해 모르시더라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게, 바텐더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단지 술을 내놓는 게 아니라 그 세세한 부분까지 도와드리기 위함이니까요.

 

그리고 모든 바텐더가 말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바텐더는 잘 들어줍니다.

바텐더는 전문적인 심리상담가가 아니기에 해결책을 드리기는 힘들겠지만, 고민이 됐건 그냥 쌓인 얘기가 됐건 어디가서 이야기할만한 곳이 없다면 바텐더에게 슬쩍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접대라는 단어가 좀 많이 뒤틀려서 사용되어지는 게 현실입니다...만, 사실 접대라는 건 상대방이 최대한 편하고 기분 좋게 머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행동을 의미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한 최선의 접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Bar라고 생각해주신다면 처음 Bar의 문을 열고 들어오실때 조금이라도 부담이 덜하지 않으실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