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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게임 리뷰

[게임리뷰] 레드 데드 리뎀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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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게임을 플레이 후 제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 모든 스크린샷은 제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찍은 이미지입니다.




1. 석양이 지고 총잡이들이 돌아왔다



전세계가 손꼽으며 기다렸던 락스타 게임의 최신작 레드 데드 리뎀션2 입니다.

정신없이 즐기다보니 벌써 일주일이 넘게 지났네요.

레데리1은 못해봤지만 어차피 레데리2가 1의 이전 이야기라고 알려지기도 했고 실제로 즐기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회사의 작품이고 오픈월드를 표방한 만큼 GTA 시리즈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겠죠.

주관적인 감상입니다만 GTA가 놀이공원이나 익스트림 스포츠라면 레데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고 빠르게 돌아다니며 즐기기보다는 특정 사물에 집중하고 천천히 감상하는데서 오는 즐거움이 더 큰 거 같아요.



배경은 1899년 개척시대지만 무법자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는 상태의 미국입니다.

작은 마을부터 큰 도시까지 존재하지만 아직은 야생에 인간이 순응해야하는 부분이 훨씬 큰 시대죠.

그렇다보니 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연환경에 대한 표현이 기가막힐 정도로 세밀하며 오브젝트가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넓은 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야생 동물을 사냥해서 고기와 가죽을 채집하고 야생마는 길들일 수도 있습니다.

육식동물이 플레이어를 먼저 공격하는 건 어느 게임에서나 당연하죠, 레데리2에서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쫓기도 합니다.

들풀과 약초들도 다양하게 존재하며 설산에서 늪지대까지 다양한 환경과 그에 맞춘 기후 변화를 멋진 광원 효과까지 어우러서 유저에게 경험을 시킵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이후로 이렇게 맵이 꽉꽉 차있을 수 있나 싶어 오랜만에 감동했네요.


여담으로 서부극이라고 표현하기 힘든게, 주인공 일행은 모종의 사연으로 서부에서 동부로 도망쳐 온 상태입니다.

게임 내내 캐릭터들의 대화들을 살펴보면 다들 서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게 느껴지네요.



2. 길었던 기다림을 만족시켜주는 요소들


크아!! 황야가 나를 부른다!!!


아쉽게도 저는 플스 노멀로 게임을 진행했기에 이 게임의 궁극적인 결과물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빽빽하게 심어진 나무, 도처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 시대를 반영한 개척민들의 생활 환경, 역대급 눈과 진흙의 자국, 해가 지거나 안개가 끼었을때 광원 효과, 멀리서 보이는 하얗게 눈 덮인 산의 능선이나 초원의 모습 등.

그냥 그래픽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 당시의 자연 환경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대단하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지게 구현해놨습니다.


전체적으로 BGM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장기간 이동시 갑자기 들려오는 웨스턴 감성이 가득 담긴 기타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80년대 웨스턴 영화엔 생소하신 분이라도 놈놈놈에서는 들어봤을 법한 음악들이 추격전을 할때 긴장감을 증폭시켜줍니다.

평소에는 새소리라던가 말발굽소리 등 살아 움직이는 사물들의 소리가 주변을 채워서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구요.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도 역시 락스타구나하는 감탄을 느끼게 해줍니다.

당최 내 캐릭터조차 뭐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시작부분부터 주변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나가면서 왜 먼 길을 떠나왔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적들이 누구인지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메인 미션 사이에 사이드 미션을 통해 동료들의 입장과 성격을 이해하고 동료애도 강해지게 됩니다.

아 물론 아무리 진행해도 사이가 안 좋아져서 티격태격하는 동료도 있긴 하더군요 ㅎ



3. 극한의 세심함


단순히 그래픽 쩔어! 액션 쩔어! 로 이 게임을 평가하기에는, 이걸 굳이 표현해야했나? 싶은 극한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각 오브젝트가 디디는 사이즈에 맞게 파여지는 눈


일단 시작하면 무조건 경험할 수 밖에 없는 눈밭.

두껍게 쌓인 눈을 지나가면 자국 남는거야 여러 게임에서 봐왔지만 그 완성도가 가장 좋은 건 레데리2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물이던 사람이던 지나가는 넓이에 따라 눈이 파헤쳐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쌓이더군요.

날씨 바뀌는 건 이제 뭐 당연하고 광원도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데 한 몫 합니다.


그냥 길 따라가기 심심하면 시네마틱 모드~


스토리를 설명하기 위해 캐릭터 간의 대사의 비중이 꽤 큰 편인데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장시간 대화하는 장면이 많은 편입니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게임내의 흐름인데 시네마틱 뷰라는 시스템을 통해 미드를 감상하는 느낌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레이싱 게임 리플레이 보면 자동으로 카메라 시점이 바뀌면서 역동적으로 레이싱 장면을 보여주죠?

딱 그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강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유저가 상황에 따라 키고 끌 수 있기 때문에 더 편리하네요.


말을 꾸밀 수 있는 요소가 진짜 다양합니다


시대상이 1899년이다보니 아직 자동차는 도입되지 않고 가장 일반적인 이동수단이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말 꾸미는 게 거의 자동차 커스터마이징 수준이네요.

말 갈기와 꼬리는 물론 안장의 색도 바꿀 수 있고 안장의 세부요소가 그렇게 많은지 레데리2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다른 게임처럼 말의 색까지 바꿀 수는 없고 마음에 드는 색의 말을 훔치거나 꼬셔야하는군요 ㅎㅎ

심지어 내려서 옆에 있다보면 말이 응가도 해요...


기본적인 행동들이 여타 게임에 비해 느린 것도 특징입니다.

아이템을 집는다치면 다른 게임에선 앉았다 일어나는 모션만 취하지만 레데리2에서는 물건을 하나하나 집습니다.

또 집은 물건은 건드릴 수 없는 오브젝트처럼 그자리에 남는게 아니라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동물의 가죽을 벗길때는, 물론 현실보다는 빠르지만, 가죽을 벗길때 최소한으로 절단해야하는 부분을 칼질한 후 벗기고 그걸 또 돌돌말아서 챙깁니다.

심지어 거대한 동물의 경우에는 어깨로 들쳐메구요.

이외에도 말의 고삐를 잡고 끌거나 모닥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말에서 무기를 하나하나 챙기는 등 주인공의 행동은 게임치곤 느리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설득력있는 속도를 지닙니다.

이게 처음엔 지루하게 느껴지거든요, 레데리2 지겹다고 꼽을때도 긴 대사와 함께  등장하는 이유구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락스타가 짜맞춘 미묘하게 현실감있는 이 박자에 익숙해지는 순간 지루하긴 커녕 재미가 배가되는 걸 느꼈습니다.

이 느린 템포 때문에 세세한 것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희미한 파란 선 보이십니까? 눈밭이니 이정도지 숲속은...


어떤 게임이든 사냥할때 시각에 집중하게 되지만 레데리2의 경우 그 정도가 훨씬 강합니다.

시스템상 오토 록온이 있어서 조준점이 어느정도 자동으로 따라붙기 되긴 하지만 처음 그 사냥감, 특히 야생동물 찾는게 쉽지 않습니다.

동물을 록온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이 있긴 한데 가려진 벽이나 나무 너머로도 잘 보이는 게임에 비해 진짜 너무너무 안 보입니다...

탁 트인 평원이라면 어느정도 시야확보가 되지만 숲속에서 특히 작은 동물을 따라가려면 현실 사냥은 언청 힘들겠구나 싶어지더군요.


주인공은 개인적으로 일지를 기록하는데 방문했던 지역의 그림부터 일기까지 꽤 세세하게 기록을 합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어어 읽는게 꽤 재밌습니다만 문제는 글이 상당히 많아서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시점을 다양화 시켜서 유저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락스타식 3인칭 시점으로 시작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1인칭 시점으로 바꾸는 법을 알려주는데, 이때 두가지 시점뿐만 아니라 카메라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4. 근데 어떤 면에서는 너무 세심해


세심해서 좋은 점을 나열했는데 반면 너무 세심해서 오히려 불편한 점들도 있었습니다.


레데리2에서는 GTA와 달리 사소한 접촉으로도 밤죄자로 지명되게 됩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말타고 가다가 실수로 사람을 넘어트린 것도 아니고 툭 치고 지나갔는데도 바로 상대는 공격적이되며 보안관이 근처에 있다면 잡으러 와버립니다.

GTA가 너무 관대한 건 아는데 이건 좀 너무 하잖아...

게다가 1899년에 드론이라도 있는지 분명히 목격자가 없는데 명예가 깎이고 주변이 범행장소로 지명되는 등, 뭐 현장을 벗어나면 안 들키긴 합니다만, 어떻게 알고 오는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위에서도 야생동물 잡기 힘들다고 썼는데 사슴이나 좀 큰 동물은 괜찮습니다.

막상 찾을 때 안보이는 토끼라던가 너무 작아서 안보이는 다람쥐 같은 거 사냥하려면 환장합니다...

물론 보이는데로 쏘면 잡을 수는 있는데 ‘완벽한 가죽’을 얻기 위해서는 아무렇게나 잡을 수가 없거든요.

특정 무기로 잡거나 특정 급소를 노려야하는데 이걸 위해서는 평소에 말타고 다닐때 항상 준비를 해야하기도 합니다.  특정 동물이 나오는 구역이 있긴 하지만 동물들은 항상 이동하고 있으며 언제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세심하다기보다 왜 이런 방식을 선택한건지 이해가 안가는 편에 가까운데,

캠프에서 뛰어다닐 수가 없습니다.

말을 못 타는 거야 이해를 하는데 빠른 걸음 정도가 최고 속도네요.

익숙해지면 전체적인 속도가 느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캠프만큼은 별개였습니다. 



5. 그 외의 좀 아쉬웠던 부분들


그놈의 완벽한 가죽이 뭔지... 솔직히 없어도 게임하는데는 별 문제는 없습니다만.

그냥 꾸미기도 아니고 인벤토리가 늘어나는데, 그리고 바로 눈앞에 별 세개짜리가 휙 지나쳐가는데 안 쫓아갈 수가 있겠습니까.

미션하러 열심히 뛰어가는데 가죽 땜에 딴 길로 샌 게 셀 수 없을 정도네요.

그리고 인벤토리 증가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여러가지 복장을 해금하려면 엄청 많이 필요하거든요.

역시나 게임하는덴 문제가 없지만 가죽 모으는게 여간 손이 많이 가는게 아닙니다.


후반엔 돈이 꽤 잘 벌리는 편이라 상관없지만 초반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지기 전엔 일단 신나니까 이거저거 막 해보게 되죠.

그런데 GTA 하는 거 마냥 생각없이 깽판을 치면 칠수록 현상금이 쭉쭉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어느선에서 수중에 돈이 부족하니 범죄가 아닌 걸로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보려고 하게 되죠.

근데 와 돈 진짜 안 벌려요, 가죽 하나에 $1 정도 밖에 안 쳐줍니다.

그럼 야생마를 데려와서 팔아볼까했는데 얘도 $1 남짓 주네요?!

초반에 많은 유저들이 고통받는 구간입니다, 저도 초반에 몇백불 현상금이 쌓였는데 해결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재시작 해서 착하게 진행 했었네요;;


범죄에 민감한 건 좋습니다,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현상금이 얼마가 됐건 간에 지불만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당장 깽판을 쳤던 곳에 갔는데 분위기가 좋습니다...

명예 시스템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올려놓고 돈도 좀 있으면 바로바로 현상금 지불하면 끝이네요.

스토리상 보안관이 너 지켜보고 있다던가 하는 건 있지만 그 외적인 부분이 아쉽습니다.


처음에 수동 세이브를 어디서 하는지 몰라 한참 헤맸습니다.

결국 검색해서 알게 됐습니다.

당연히 설정이나 저장이 따로 있을 줄 알았는데 '스토리' 쪽에 있더군요...



6. 기타


첫 페이지 피고 오잉?


헐 인게임 한글화 ㅋㅋㅋ


설명이 재밌는 편이긴 한데 씁쓸한 이야기도 많더군요


무엇보다도 한글화가 엄청나게 잘 되어 있다는 거!!

자막만 한글화가 아니라 가게에 배치된 상품 카탈로그에 깨알같이 한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카탈로그 해석도 잘 되어 있고 시대적 배경을 암시하는 여러 문서들도 잘 번역이 되어 있네요.


락스타 게임의 특유의 개성이자 고질적인 특징입니다만, GTA와 마찬가지로 활동적인 자유도는 높은 반면 스토리적 자유도는 낮습니다.

캐릭터의 다양한 행동으로 인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양합니다.

누군가를 도와서 정보와 명예를 얻어도 되고 반대로 협박해서 돈을 뜯을 수도 있습니다.

노상 강도, 마차 강도, 열차 강도, 빈집털이, 가축 훔치기 등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범죄활동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지역 봉쇄, 현상금 등의 패널티를 받게 되죠.

하지만 사이드 퀘스트를 어떤 결과로 마무리한들 메인 퀘스트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뭐 자잘한 퀘스트들의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어지는, 마치 스카이림 같은 수많은 분기를 다 만들거였다면 앞으로 몇년은 더 개발해야하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명예와 범죄의 상관 관계도 다소 애매합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현상금이 붙을지언정 명예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범죄를 저질러서 명예가 떨어지는 건 납득이 가는데 내가 죽이지도 않은 외딴 곳의 시체를 뒤지기만 해도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명예가 감소하는 건 뭔가 싶네요.


그렇게 많이 죽어도 어디선가 사람들이 이주해옵니다.

스토리상 죽는 사람들, 지나가다 죽이는 사람들 다 합치면 마을 몇개는 주인공 일행끼리 전멸시킨 거 같은데 계속해서 사람들이 채워집니다...

네 물론 게임은 진행되어야하니까 npc는 필요하구요 ㅎㅎ

근데 진짜 너무 많이 쏴죽이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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