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스크린샷은 제 계정의 게임화면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2월 17일 드디어 스트리트 파이터의 다음 세대를 잇는 작품이 한국에서 발매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베타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발매 후 전세계적으로 단점을 성토하는 게 장점을 칭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저도 약 5일간 플레이하며 여러가지를 느꼈는데 그 점들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스팀 PC판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 이 글은 공략글이 아닙니다. 한번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들은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
장점부터 나열하고 싶지만 단점이 훨씬 도드라지는 상황이라 단점부터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단점
1. 부족한 싱글 플레이 모드
아케이드 어디갔어요??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사항이며 전작에 비해 싱글 플레이의 볼륨이 대폭 축소된 상태에서 발매가 되었습니다.
싱글모드는 스토리 모드, 서바이벌 모드, 트레이닝 모드로 총 세가지이며 흔히 오락실 모드라고 불리는 아케이드가 빠진 채로 출시되었습니다. (후에 챌린지 모드도 추가한다고는 합니다.)
짚고 넘어가야할 게, 캡콤 측에서는 볼륨을 축소하겠다고 사전에 공지를 하고 일단 온라인모드부터 발매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었습니다.
이는 얼핏보면 온라인 대전이라도 빨리 즐기고 싶은 유저를 배려하기 위한 정책같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격투게임 대회인 EVO에 스파5를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고 캡콤 프로투어 2016을 개최하기 위해 무리를 해서 발매일을 앞당겼다고 보는 게 대부분의 시선입니다.
이번 EVO에 스파5가 채택되지 않으면 신작 발매가 코앞인데도 이전 작인 울트라 스파4로 대회를 치뤄야하니까요.
초보나 신규유저가 시작부터 고수들 득시글거리는 온라인 매치에서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리가 만무합니다. 그렇다고 트레이닝 모드에서 콤보 연습만 하는 건 격투 게임을 즐긴다고 하기엔 거리가 있죠.
그럼 스토리 모드를 하던가 서바이벌 모드에서 계속 싸우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그게 사실상 어렵습니다.
스토리 모드의 문제는 너무 빨리 끝난다입니다.
류와 켄을 다 완료했음에도 %가...
꼴랑 4 스테이지가 끝
위 스샷을 보시면 류의 경우 제가 스토리를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75%입니다. 켄은 50%네요. 후에 스토리 모드를 보강해서 업데이트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건 두고봐야할 문제입니다.
보시다시피 총 4개 스테이지만 깨면 한 캐릭터의 스토리 모드가 끝나는데 게다가 단판승제라 1라운드만 이기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모드는 각 캐릭터 사이의 흐름을 이어주는 이벤트라 단판승인 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심각한 게 뭐냐면요-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거지??
이렇게 게임 중에 메뉴를 불러오면 아무 조건 없이 배틀을 건너뛸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하지 않고 그냥 스토리 흐름만 쭉쭉 볼 수도 있게 되어 있어요.
이럴 거면 뭐하러 스토리 모드를 만들어?;;
서바이벌 모드의 문제는 너무 지겹다입니다.
이길때마다 각종 버프를 받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수단을 마련하고 단계별로 난이도를 나눠 놓은 건 좋아요, 더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목적 의식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그 난이도랍시고 해놓은게-
뭐?! 100스테이지?!?!?!
Easy 10승, Normal 30승, Hard 50승, 그리고 Hell 100승입니다.
으헣헣헣 어처구니가 없어서 ㅋㅋㅋ 아니 칭호 하나 꼴랑 주면서 100연승을 하랍니다.
현재 스파5 총 캐릭터 수가 16명이니 1600 스테이지를 깨야하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스토리 모드처럼 단판승제라 두 라운드를 이기지 않아도 되지만 너무한 숫자 아닙니까.
대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상상도 안되요, 하루종일 붙잡고 있으라는 얘긴가요.
이렇게 그나마 있는 싱글 모드들도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일하게 트레이닝 모드만 까이질 않는데 이건 당연히 있을 게 있는 거구요.
이래서는 빡죠가 말했듯이 6만원짜리 얼리억세스라고 밖에는 보여지질 않습니다.
멀티만 배포하고 나중에 정식판을 제 값내고 사게 하던가... 아무리봐도 미완성을 받을 거 다 받고 파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그나마 캡콤이니까, 업데이트를 해 줄 수 있는 힘이 있으니 기다리면 언젠가는 완전판을 할 수 있지 않을거라는 기대 하나 믿고 있을 뿐입니다.
뭐 그래 다 좋아, 스토리 모드가 개떡이고 서바이벌은 미친 노가다지만 연습 모드도 제대로 있고 대전격투는 대인전이 백미이니 어쨌든 일찍 나와서 게임은 즐길 수 있는거잖아?
...같이 최소한의 쉴드가 가능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캡콤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건 다음의 2번 때문입니다.
2. 심각한 서버 문제
아무리 인생이 선택과 기다림의 연속이라지만 이건 아니잖아
제가 직접한 경험으로는 빠르면 3분, 늦을 때는 20분까지 걸려서 매칭이 잡혔습니다.
어느분은 30분 기다리다 포기하셨다고 하더군요 허허허.
이런 망할! 모바일 게임인 스파4 아레나 조차도 아무리 늦어도 20초면 매칭이 잡혔다고!!!!
새삼 아레나가 그립네요 어후....넥슨의 몇 안되는 혜자 게임이었는데 ㅠㅗㅠ
위에 언급했듯이 유저들은 싱글 모드 부제를 알건 모르건 6만원을 전부 지불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나름 '완성'되었다는 멀티는 정상적으로 작동을 해야 맞는 거 아닌가요??
뭐 그래요, 어떤 온라인 게임이든 인기가 있으면 첫날부터 길면 다음날까지 서버가 폭주해서 다운도 자주 일어나고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거.
그리고 실제로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서버가 거의 안정화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큐가 안 잡힐땐 5분 10분 기다리는 건 예사였어요, 이거 뭐 어쩌라고 나보고.
루리웹에서 가져온 스파5 서버 렉의 원인을 발견했다는 게시물입니다.
Mike Z가 스트리트 파이터5 랙 원인을 밝히다 (클릭)
돈 낼 거 다 냈습니다. 싱글은 불완전해도 온라인 하라고 발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알고보니 온라인이 불완전해.
대체 뭐 하자는거냐 캡콤.
3. 슬로우 현상
전체화면으로 게임만 즐기거나 PS4로 즐기시는 분들은 거의 겪지 않는 문제입니다.
제 경우 게임방송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게 된 경우인데... 뭐 말이 필요없습니다.
같은 조건으로 돌린 (gtx 960) Rise of the Tomb Raider 를 보시면 다른 점을 느끼실겁니다.
풀옵은 아니고 대충 상옵입니다
녹화 돌리니까 약간 밀리는 감이 있는데 제 cpu가 좀 예전거라 그렇습니다... 게임하다가 잠깐 다른 프로그램만 만져도 느려지는 스파5랑은 완전히 다르네요.
이렇게 상옵으로 돌린 툼레이더랑 비교하면 이게 대체 뭔 발적화인가 싶어집니다 정말.
더 웃긴 게 뭐냐면요, 방송 송출 상태에서 온라인 매치 들어가면 또 원래 속도로 돌아온다는 겁니다.
...
이게 뭐야 진짜;;;
4. 일러스트 논란
일러스트는 이런 느낌인데...
아니 이게 같은 옷만 입었지 같은 사람이냐고 ㅠㅠ
저 날림 그림은 뭐냐, 아직 베타니까 바뀌지 않을까,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너무하다 등등등 스파5의 정보가 공개되었을때부터 말이 많던 부분입니다.
그림의 주인공은 캡콤 전속 일러스트레이터인 Bengus라는 작가인데 스파 팬들에게는 스파 제로, 스파 VS 엑스맨 등으로 그림이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워낙 깔끔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만 맘만 먹으면 훨씬 고퀄을 뽑아내는 작가에요.
긴 말 필요없이 Bengus의 다른 그림들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스타 글라디에이터2, 이게 무려 1996에 그린 그림임
엑스맨 VS 스트리트파이터, 이것도 1996년에 발매된 게임의 그림
1996년도에도 이정도는 뽑아줬던 작가라는 거죠.
최근 그림을 좀 보는 것도 좋겠죠??
그나마 최근 작품인 마벨 VS 캡콤3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지??
네 그렇습니다, 캡콤을 까면 됩니다.
5. 키보드 조작키 셋팅 불가능
???이게 다입니까???
야이 캡콤 이 미친놈들아 뭐 어쩌자는거야 이건 진짜.
6. 랜선 뽑기
대전 격투게임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이면 꼭 누군가는 해 온 멍청한 짓거리입니다.
이길만 하면 끊기고 이길만... 하면 끊기죠.
스파4 아레나 초반에도 질 거 같으면 나가는 놈들 때문에 강종시 패배처리 패치가 됐었구요.
다만 아직 서버 때문인지 진짜 랜선 뽑기인지가 확실하게 판명된 바는 없습니다만 많은 분들께서 심증은 있다고 판단하는 중입니다. 고랭커나 높은 연승수를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에게 이길 수 있을 거 같은 순간 접속이 끊어지면 단순히 서버 문제라고만 생각하긴 힘들죠.
장점
1. 새로운 V 시스템
슬로건이 '리셋' 이라고 한 만큼 전작과 기술이 현저히 달라진 캐릭터도 있고 전작과 비슷하지만 기본기가 달라진 캐릭터도 있습니다.
세이빙 시스템도 사라졌고 V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확실히 스파4와는 다른 방향으로 운영이 필요해졌습니다.
기본기의 공방과 잡기 우선권도 달라져서 새로운 게임을 하는 느낌이 아주 팍팍 들죠.
2. 스피디하고 타격감 넘치는 연출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짧은 거리만 움직이며 대시 후 딜레이가 길었던 스파4와 달리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거나 캔과 라시드 처럼 아예 대시 기술이 생긴 캐릭터도 존재합니다.
정말 서버와 싱글 컨텐츠가 문제지 게임만큼은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받는 중입니다.
3. 차후 추가 캐릭터 등 dlc
스파4 처럼 추가 디스크를 내지 않고 업데이트만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워낙 사골이라고 욕을 많이 먹어서인지 정신을 좀 차린 듯 하네요.
무료로 업데이트 된다고는 하는데 또 모르죠, 상점이 있는 이상 어떤걸 돈 받고 팔아먹을지는...
스파4때 얼마나 심했으면 돈콤이라고 불렸겠어요.
4. 쉬워진 강제연결
말 그대로 강제연결이 아주 쉬워졌습니다.
스파4에서는 정확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 엄청나게 연습을 해야했던 반면 이번에는 대충 버튼을 긁어도 강제연결이 성립될 만큼 콤보의 프레임이 여유로와졌네요.
콤보가 격투게임의 전부는 아니지만 덕분에 신규 유저나 초보분들이 조금은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5. 크로스 매칭
스파 사상 처음으로 타 기종과의 온라인 매치가 가능해졌습니다.
즉 PC 유저와 PS4 유저가 대전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애초에 콘솔용은 PS4 독점으로 나왔기 때문에 엑박 유저와의 매치는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해서 나무위키에 관련 글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가보시면 됩니다.
기타
1. 완전판을 기다렸다 사야하는건가
아직 구입하지 못한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일겁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서버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으므로 멀티를 하시려는 분은 조금만 더 각종 게시판을 눈팅하시며 상황을 보시다 구입하시거나 급하면 당장 구입하셔도 게임은 어느정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싱글 모드가 없으면 안되는 분들은 추후 업데이트가 된 이후에 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기술도 적고 캐릭터 수도 적어!
필살기 수가 적은거야 뭐 워낙 스파의 전통이니 어쩔 수 없죠 뭐.
하지만 당장 필살기는 적을지 몰라도 특수기, 강제연결, V 스킬의 용도까지 숙지하려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초보분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이쪽이구요.
캐릭터 수는 스파4 첫 시작 당시에도 12명이었나 16명이었나 그랬습니다.
그나마도 새로운 캐릭터는 하나씩 해금을 해야했죠.
그 후 슈퍼를 거쳐 울트라로 오면서 어마어마하게 캐릭터가 많아진 겁니다.
스파5도 패치를 통해 캐릭터 수를 늘린다고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많아지겠죠??
3. 잡기 공방 논란
스파4와 달라진 부분 중 하나가 잡기관련 시스템인데 너무 심하다와 4때 보다는 낫다로 의견이 갈립니다.
모든 기본기를 잡기가 씹어먹고 무적기를 가진 캐릭터가 적어진 게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전작과는 달리 앉은 상태에서 잡기를 쓰면 기본기가 나가지 않게 바뀌었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구요.
두 글을 참조하시면 더 이해가 잘 되실 거 같네요.
4. 강제 순간이동 논란
여기로 가셔서 글을 보시는게 빠를 것 같습니다.
네... 이상 약 5~6일간의 스트리트파이터5 체험을 통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확실한 건 현재 스파5는 시스템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많다라는 점이네요.
더불어 아이러니하지만 게임만큼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미 질러버린 저로서는 차후 패치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허허헣.
기타 항목에서도 적었지만 아직 구입하지 않은 분들은 게시판을 잘 찾아보시면서 신중히 정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리뷰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