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에 대한 시스템적 리뷰는 이미 작성했으니 이 글은 오로지 제 감상평입니다.
그리고 엔딩을 본 이후의 감상이기 때문에 많든 적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차피 왕국의 눈물을 즐긴 유저에게는 의미없겠지만요.
재밌게는 했지만 솔직하게 밝힐 건 밝혀야죠.
중후반이 겁나 지루했습니다.
스킨만 다른 같은 스테이지와 같은 적을 수도 없이 잡다 보니까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 와중에 누구신지 처음 뵙는 조연들을 서브 미션 깬답시고 억지로 운용하니까 이게 뭔가 싶었고.
그래도 전작인 대재앙의 시대에 비해 월등히 할만 했던 이유는 약점 게이지가 쉽게 깎여 나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조나우 속성+선풍기+스크래 어택으로 두들겨 패면 라이넬도 순식간에 녹여버리니까요.
그럼에도 비슷한 스핀오프 작품인 페르소나 택티카에 비하면 훨씬 재밌었습니다.
택티카는 진짜 개억지로 엔딩봤으니까...
봉인전기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왕국의 눈물의 과거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어떤 연결점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는 겁니다.
특히나 가논돌프가 몰드래고 무리로 공격 후 왜 뜬금없이 라울 휘하로 들어가게 됐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아르디를 희생양으로 삼아 명분을 만들었다는 설정을 보여줘서 납득이 됐습니다.
가논돌프와의 마지막 전투 직전에도 어떤 경로를 통해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는지도 알 수 있었구요.
역시나 엔딩을 봐도 끝이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지도를 해방시키려면 엔딩을 보는 게 필수입니다.
그리고 정말 지나가는 역할인 줄 알았던 라날리아가 심부름을 시키네요...
70레벨의 강한 적도 등장하고 강한 적만이 드랍하는 아이템도 따로 등장해서 노가다에 노가다를 더한 매운 맛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70레벨 적도 쉽게 잡을 수 있더라구요, 난이도는 보통 기준입니다만.
젤다, 라울, 미넬은 왕국의 눈물에서 이미 캐릭터성을 보여줘서 특별한 감상은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조연급 캐릭터는 물론이고 4현자들도 스토리 상 중요한 역할을 한 아르디 빼고는 그렇게 큰 임팩트는 주지 못했구요.
그렇기에 봉인전기의 시작과 마무리를 맡는 주인공은 칼라모였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칼라모가 링크 골렘을 깨우지 않았다면 '설정상' 라울 일행이 가논돌프의 군세를 막아내는 건 매우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스토리면에서도 라울이 가논돌프를 봉인하는 거야 왕국의 눈물을 했다면 다들 알고 있는 거니 엔딩이라고 보기도 뭐하고,
오히려 스탭롤이 다 지나간 다음 거대하게 우뚝 서 있는 뿌리내린 칼라모가 더 큰 여운을 가져다주죠.
여담으로 야생의 숨결 플레이 중 화염의 대검이 꽂힌 썩은 천년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게 칼라모 아니냐고 하던데...
봉인전기와 왕국의 눈물 사이에는 수만년의 시간이 끼어 있으니 슬프지만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구요.
칼라모도 그렇지만 링크 골렘은 역사에 남지 못합니다.
이것도 뭐 설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이해는 합니다만 링크 골렘과 링크가 마스터 소드를 통해 서로를 인지하는 순간이 어떤 형태로도 나오면 감격스러울텐데 말이죠.
엔딩을 볼 때까지 그 어떤 캐릭터도 무기를 20렙까지 풀강해주질 못했습니다.

물론 하다보면 딱히 무기를 강화하지 않아도 스테이지를 깨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단지 한 대 더 때리면 죽을 정도로 애매하게 피가 남는 잡몹들을 보는 게 거추장스럽달까요.
봉인전기는 왕국의 눈물의 프리퀄입니다.
물론 봉인전기만의 이야기를 위해 칼라모를 내세운 것도 있겠지만,
결국 왕국의 눈물의 엔딩이 봉인전기의 엔딩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이겠죠.
봉인전기가 끝나면서 이어지는 왕국의 눈물의 서사에 몰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뭐, 다들 아시잖아요?
젤다가 과거로 갔다가 어떤 시련을 겪고 나서 링크와 재회하게 되는지.
닌텐도 놈들은 야생의 숨결 때도 그렇고 젤다를 왜 이렇게 쌩고생만 시키는거야 대체.
지겨웠지만 재밌었습니다.
난 이제 칼라모 천년수 찾으러 갈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