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Bar가 처음이라면 뭘 알아두면 좋을까
이 글을 보시게 됐다는 건 최소한 Bar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신 게 아닐까합니다.
Bar 방문을 고려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Bar 대중화 1 stack up)
그럼 일단은 어떤 Bar를 갈까 부터 정해야겠죠.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위치와 분위기, 그리고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금액대일겁니다.
첫 방문인데 안좋은 기억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시게 된다면 업계인으로서 그보다도 안타까운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유명하고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장소를 우선순위에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겁니다.
근처에 Bar를 다녀와 본 지인이 있다면 좀 더 현장감있는 경험담을 전달받을 수 있을 거구요. 하지만 마냥 유명하다고만 해서 아침 첫차를 타고 집에 돌아올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닌 한 다녀오는 거리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정도 바를 즐기시는 분이나 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최고의 Bar는 집에서 가까운 Bar' 라는 명제를 쉽게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지갑은 제 지갑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고 소중하기에, 무작정 고급스럽고 업계에서, 뭐 굳이 비유하자면, 티어가 높은 Bar가 최고의 Bar라고는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사전에 꼭 가격대를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리해보자면, 일단은 가능한 가깝고 인지도가 있는 Bar를 검색해서 방문해보신 후 다양한 곳들을 천천히 경험해보시며 자신에게 맞는 장소를 추려가시는 걸 가장 추천드립니다.
무언가를 파는 모든 공간에는 나이제한, 외부음식, 반려동불, 마지막 주문 등 다양한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예로 든 것들은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규칙들이지만 Bar의 경우 각 업장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굳건히하기 위해 조금 더 딱딱한 규칙이 추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드레스 코드, 18세를 넘은 나이 제한, 입장 전 음주여부, 여러가지 상황에서 추가될 수 있는 금액들(커버,콜키지,오픈,브로큰 챠지),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함 등등. 저 역시 어딘가에서는 서비스를 받는 손님이기에 그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겠다는 건 그 규칙을 지키겠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입장합니다.
특히나 Bar의 경우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규칙이 다소 깐깐할 수 있습니다.
손님의 행동을 다소 제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처음 Bar에 방문하셨다가 생각도 못한 부분에서 충분히 기분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특히나 첫 방문이시라면 메뉴판을 가능한 꼼꼼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공간에서 최소한으로 지켜줬으면 하는 요소들은 메뉴판에 사전 명시되어 있으며 또한 지켜지길 바라는 요소가 있다면 명시해야만 합니다.
모든 Bar가 같은 규칙을 공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신경써두면 좋은 요소는 분명 존재합니다.
잔 - Bar에서의 잔은 레스토랑의 접시나 마찬가지라고 봐도 되겠죠. 특정 칵테일에 더 적합한 잔을 준비하다보면 매우 얇은 잔을 사용할 때도 있는데 이빨로 살짝 깨물어도 깨지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살짝 입술만 대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기물 - 기본적으로 오픈키친이다보니 Bar 테이블에 앉으면 바로 앞에서 메이킹하는 모습이 전부 보입니다.
간격이 좁은 경우 손만 살짝 뻗어도 바텐더들이 사용하는 기물들이 손에 닿는 거리가 나오는데, 만져보시고 싶다면 꼭 직원에게 문의를 해주세요.
아무리 눈앞에서 요리중이라고 해도 비치해둔 셰프의 칼을 집는 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까요.
다른 손님 배려 - 참 정해진 답도 없고 어려운 문제긴 합니다만... 내가 즐길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들도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마침 옆자리의 손님과 대화 주제가 맞아 떨어져서 즐거운 대화를 이어간다면 다행이지만 조용히 혼자, 혹은 일행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손님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직접 끼어드는 것 보다는 바텐더를 적극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술을 마시는 게 주목적인 장소니 마시다보면 텐션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만약 조용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공간이라면 대화시 목소리 톤에 신경써주시는 것도 다른 손님들에게 큰 배려가 됩니다.
주량 조절 - 지적하는 쪽도 지적당하는 쪽도 불편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뭐든지 과하지 않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적당히만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판매하는 주종은 가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양주'의 분류 방법도 미리 알아가시면 좀 더 알아듣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양주의 대표격인 위스키는 맥주의 친척인데 같은 재료인 보리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양주인 브랜디는 와인과 친척이며 역시 같은 재료인 포도로 만듭니다.
실제로 그렇게 만들지는 않지만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 와인을 증류하면 브랜디라고 연결하시면 이해하기 편하실거에요.
여기서 변수가 하나 있는데 보리 대신 옥수수로 만들면 미국 위스키인 버번이 됩니다.
보통 솔향이 난다고 표현하는 진은 영국 술인데 진토닉의 주재료구요.
주로 소금과 라임을 곁들여서 마시는 데킬라는 멕시코에서 주로 마십니다.
와인은 제 전공이 아니라서 굳이 언급하지 않을께요!
사실 다 모르고 가셔도 이런 류의 정보는 앞에 있는 바텐더에게 물어보면 언제든지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뭔가 잔뜩 썼는데 결국 요약하면 단순합니다.
공간을 배려하며 즐겁게 마시다 안전하게 귀가하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