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관람이라 다들 아시겠지 싶지만 어쨌든 스포할 거 다합니다 아직 안 보신분은 주의를 //
어제, 1월 22일에 보게 됐네요.
코로나에 수술에 여러가지가 겹쳐서 개봉 당시엔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이런저런 리뷰를 통해 결국 대략적인 내용을 다 알게 된 상태에서 영화관에 가게 됐는데, 애초에 스포에 딱히 상관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보고나니까 그래도 이왕이면 모르고 오는 편이 훨씬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네요.
그동안 나온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의 집대성이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전문 리뷰어 같은 게 아니니 부분부분 인상 깊게 느낀 부분 위주로 기록해볼까 해요.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디버프를 거는 스파이더맨의 수다로 인해 평행우주가 뒤틀린 건 매우 스파이더맨다운 전개라고 봅니다만 그 과정이 너무 휘리릭 지나간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거기서 괜히 길어져봤자 흐름만 늘어지겠지만 그냥 뭔가...
스파이더맨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쿵짝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주문을 잠시 멈추고 Kid... 하면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한숨 푹 쉬고 야 내가 하지 말랬다? 알았지? 진짜 알았지? 하고 다시 주문 거는데 또 딴지걸면 더 웃겼을 거 같은데 ㅎ
결국 주문이 갖힌 상자로 둘이 투닥거리는 걸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만.
'여행자'들이 돌아가면 죽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움직인 건 처음엔 좀 억지 같았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나쁜놈들이잖아, 시리즈에서 살상이 묘사되지 않은 빌런도 있지만 어쨌든 도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친구들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관람하면서 특히 스파이더맨에게 영향을 크게 끼친 인물인 아이언맨의 죽음ㅠ 을 떠올리니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메이 숙모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이미 MCU의 스파이더맨은 소중한 인물을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엔드 게임까지는 아이언맨이야말로 스파이더맨에게 벤 삼촌이었고, 닥터 옥타비아누스(옥토퍼스말고)였고, 그웬 스테이시였다고 느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언맨은 스파이더맨의 실수로 사망하게 된 인물이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다들 알다시피 '그 대사'는 MCU 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었고,
결국 모든 차원의 스파이더맨이 그렇듯이 MCU의 스파이더맨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절망과 후회라는 짐을 짊어지게 됐습니다.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노 웨이 홈에는 여러가지 심쿵 포인트와 눈땀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앤드류 스파이디가 MJ를 잡아내는 장면을 꼽지만, 아 물론 그 장면도 너무 심쿵했죠.
다만 좀 더 슬로우 모션으로 극적인 감각을 끌어올렸으면 더 소름이 돋았을 거 같아 아쉽긴 했어요.
어쨌든 제 경우에는...
옥타비아누스 박사니뮤ㅠㅠㅠㅠㅠ
그렇게 나 안해 난 멀쩡해 늬들이랑 안놀아 찡찡거리다가 토비 스파이디가 해결하지 못했던 칩의 에러를 고치니 제 정신으로 돌아오셨을때 터져버렸습니다.
제가 위에서도 벤 삼촌과 닥터 옥타비아누스를 동급으로 봤는데요.
피터 파커의 재능을 알아보고 학계의 권위자로서 교육을 시켜주고, 일자리도 구해주고, 가정사도 신경써주고,
진짜 칩 에러만 아니었으면 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너무나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다른 빌런들이 스파이더맨과 가지는 관계성이 근본부터 차원이 다릅니다.
제가 영화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 게임을 해서 더 몰입했던 것도 같아요.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옥닥 ㅠㅠ
그리고 살다살다 트릴로지 아닌 트릴로지의 세 스파이디를 한 화면에서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서로 웹 스윙을 도와주며 기가막힌 아크로바틱스를 선사해 줄 줄은 관람객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만 보더라도 다차원의 스파이디들이 모이는 건 이전부터 자주 있던 일이었습니다만.
아시잖아요,
판권.
MCU 아래에서 묶인 히어로들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과는 궤가 다릅니다.
세상에 토비, 앤드류, 톰이 한 자리에 모이다니.
역사를 일궈낸 배우 본인들은 또 얼마나 벅찼을까요.
그리고 모두 스파이더맨의 적이지만 모두가 같은 스파이더맨의 적은 아닌 빌런들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나 일렉트로의 등장씬에서 드디어 원작과 거의 흡사한 외형을 재현한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나는 봤지, 철지난 빌런 복장에 어울릴법한 얼굴을 가리는 별 모양 전기를.
어메이징에서의 일렉트로는 좀... 너무... 안 어울리는 옷 입은 전기 덩어리였어...
네.
이 모든 걸 성사해 낸 감독과 제작진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그리고나서 여차저차 웃샤읏샤해서 여행자들은 집에 돌아가고...
제목대로 집에 못 가는 건 결국 MCU의 스파이더맨 뿐이었습니다.
누가봐도 시리즈의 리셋을 염두해둔 마무리라는 건 알테지만 아쉽...다기 보다는 안타까워요.
그냥 스파이더맨이 누군지 모르는 걸 넘어서 그 모든 걸 같이 일궈낸 지인들이 다시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니.
기억을 잃은 후의 알듯말듯한 복잡한 감정을 띈 표정의 MJ가 인상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다시 알아볼 수는 있을까.
음, 소니가 하기에 달렸을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베놈은 왜 그냥 집에 가는데!!
톰X톰 보고 싶었는데 어우 그게 또 안되네 ㅋㅋㅋ
소니의 베놈 시리즈는 영화로서는 망했지만 그나마 영화화 된 베놈 중 외형은 잘 잡아놓은 편이니,
베놈 차기작은 제발 좀 실력 좋은 감독이 맡았으면 좋겠네요.
추가로, 롯데타워에 있는 롯데시네마 슈퍼플랙스G 스크린에서 관람했습니다.
으어.
엄청 크더만여.
롯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보통 메가박스 다니는데 아 역시 자본의 힘이란.
영화볼 때마다 올 건 아니고 좀 영상미 쩌는, 아바타 같은 영화 보게 되면 가끔 이용해도 괜찮을 거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