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더인데 막상 술 관련 이야기는 오랜만이네요.
외국, 주로 미국과 유럽쪽 바텐딩 유튜버들 참고하면서 이것저것 따라해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국내에서 재료 구하기 힘들어서 아마존으로 주문하면서까지 어찌어찌 80%정도 성공한 결과물이 있어서 글로 남겨놓으려구요.
시작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한천 가루와 시큼이들이었습니다.
Agaragar, 한천은 우뭇가사리라는 해초로 만든 재료로 젤리같은 식감을 구현할때 사용하는데 양갱 식감에 좀 더 가깝습니다.
Citric Acid, 구연산이야 신맛나는 음료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시트러스라는 이름대로 레몬, 오렌지 등의 신맛에 가깝습니다.
Tartaric Acid, 주석산도 구연산이 들어간 식품에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포도주를 만들때 생기는 酒石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포도산이라고도 불립니다.
시큼이 또 하나.
Malic Acid, 사과에서 사과산만 나오는 건 아니지만 사과에서 추출하며 맛도 구연산보다 조금 둥글둥글합니다.
옆에 있는 아라비아검이란 놈은 산이 아니라 Arabian Gum입니다.
gum이라고 해서 고무(rubber)와는 전혀 다른 냄새도 독성도 없는 식물성 수지이며 유화제로 많이 쓰입니다.
식용으로 쓰일 경우 끈적한 식감을 만들어낼 때 쓰입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못 담았는데 Xanthan Gum, 잔탄검은 포도당이나 옥수수에서 추출됩니다.
얘도 아라비아검처럼 유화제나 안정제로 주로 쓰이며 드레싱 소스에 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근데 다른 가루들과 달리 잔탄검만큼은 색이 약간 누르스름한데... 뭐 넘어가죠.
그리고 결국 아마존을 통해 받는데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든 장본인.
얘만큼은 도저히 국내에서 구할 수가 없더라구요.
Methylcellulose, 메틸 셀룰로스... 뭐 따로 국내에서 부르는 명칭은 모르겠습니다.
저도 화학쪽으로는 문맹에 가깝기 때문에 '계란 흰자 대신 거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분말'이라고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에 넣고 잘 풀어서 '찬 곳에' 두면 눅진한 풀 같은 액상이 됩니다.
산으로는 라임 1개 분량으로 대충 8배의 과일쥬스를 만들 수 있는 이른바 Super Juice를 시도해봤는데,
비교해보니 아무래도 생과일즙으로만 만드는 칵테일 쪽이 더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영 못 먹을 건 아니라서 오렌지쥬스, 파인애플쥬스 같은 기성 음료들이 비교적 많이 들어가는 칵테일에는 충분히 써도 좋겠더군요.
굳이 만드신다면 산으로 추출하는 것 보다는 당으로 추출하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아라비아검, 잔탐검, 메틸셀룰로오스로는 '계란 흰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거품이 나는 시럽'을 만들어봤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워류 칵테일에 이 친구를 사용하면 계란 흰자를 쓰지 않아도 폼이 올라옵니다!!
제가 비율을 좀 잘못 맞춰서인지 드라이 쉐이킹을 했음에도 참고한 영상처럼 폼이 충분히 올라오진 않았습니다.
초반에 80%정도만 성공했다고 말씀드린 건 그래서였구요.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저 시럽을 쓰면 라모스 진피즈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으론 찍어놨지 핳하- 1월 25일 방송분입니다.
계란 흰자를 사용하지 않고 라모스 진피즈처럼 거품 올리기 - https://youtu.be/d1um_hih5bw?t=2690
시도한 방법들은 Cocktail Time with Kevin Kos - https://www.youtube.com/@KevinKos 에서 참고했구요.
각 영상들은
과일 1개로 8배정도 즙 만들기 - https://youtu.be/2RA3AaCO7A8 (이 방법대로하면 쥬스가 좀 떫음)
흰자없이 거품나는 시럽 만들기 - https://youtu.be/8lfWBxtH6hk
입니다.
작년 말에 넷플릭스로 바텐더들이 나와서 경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봤는데,
거의 2시간 정도를 사용하며 음식을 만들 듯 칵테일을 만들더군요.
바텐딩과 믹솔로지를 모두 통달한 사람이 결국 살아남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네
뭐
여튼
그렇습니다.
이것저것 해보면 다 경험 아니겠습니까 핳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