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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게임 리뷰

리뷰) 블라스퍼머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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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sphemous 2

참회자가 짊어져야 하는 고난은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듯 합니다.

기적의 추악함이 다시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영면에 들게 된 줄만 알았던 참회자는 다시 일어나 무기를 손에 쥡니다.

 

블라스퍼머스2는 1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99%...

그야말로 전형적인, 그리드 아래 얽힌 지도들을 한 칸씩 탐색하며 지도를 밝혀나가고 숨겨진 능력과 무기를 찾아 보스를 격파하며 최종 구역으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이 메트로베니아라고 이름 지어진, 이제는 진부하지만 탄탄한 장르 아래에 수많은 게임들이 창의성을 고찰해왔습니다.

블라스퍼머스는 이단점프, 공중대시를 2탄에 와서야 도입한 셈입니다.

창의성이라는 관점으로는 낙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뻔뻔하리만큼 전형적인 메트로베니아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게임은 지루함없이 재밌게 했습니다.

 

[1탄은 일부러 불편했던건가]

거 고행이 너무 편해진 거 아니오 순례자 양반

1탄은 지도공략을 참고했지만 2탄은 전혀 지도를 참고하지 않았기에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중반을 넘어가니 세이브 포인트에서 세이브 포인트로 빠른 이동이 가능해 지더군요.

1탄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어렵다기보단 불편하달까,

워프 포인트도 몇군데 없고 오로지 뛰어서 이동해야하는 구간이 많았습니다.

편의성이 좋아지니 돌아다니기 부담이 없고 좀 더 세세하게 빼먹은 게 없는지 탐색하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언급하는 가시에 찔려도 즉사하지 않는 것.

컨트롤적인 측면에서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니지만 죽음에 대한 부담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1탄에서 애초에 다 퍼줬으면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을 요소들입니다.

줬다 뺐으면 화가 나지만 없던걸 주니 기뻐한다고 해야하나 음.

 

[다양한 무기로 다양해진 전술과 기믹]

업그레이드 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들

1탄에서의 무기는 오로지 메아 쿨파 하나였습니다만 2탄은 세 가지 무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세 가지를 전부 주는 건 아니고 게임 시작 직후 한 가지 무기를 골라야하는데 이 선택이 나름 재밌는 기믹이었더군요.

이 게임은 각 무기마다 해제할 수 있는 기믹이 따로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처음에 어떤 무기를 선택하냐에 따라 탐험하는 루트가 갈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물론 무기뿐만 아니라 언급했던 이단 점프와 공중 대시 등도 막힌 루트를 뚫는데 필요한 요소입니다만,

자연히 중간에 어떤 무기를 두번째로 얻느냐에 따라 개척하는 루트가 또 달라지겠죠.

뭐 당연히 후반으로 가면 결국 모든 무기가 필요하지만요.

처음에는 메아 쿨파를 쪼개서 여러 무기로 나눠놨을 뿐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무기를 점점 업그레이드해가면서 각 무기의 개성이 부여됐고 특정 무기에 약한 적이 나오면 상황에 맞춰 바꿔 사용하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셀 애니메이션?!]

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블라스퍼머스2 이벤트 연출

2탄 예고편을 봤을 때는 무슨 홍보용으로 만든 작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해보니까 이벤트 영상을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더군요.

다만 뭐랄까, 이벤트가 끝나고 다시 게임 화면으로 돌아오면 세련된 선이 갑자기 투박한 도트로 바뀌어서 괴리감이 각별하긴 했습니다만 애니메이션 연출은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연결시킨 건 분명 1탄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라스퍼머스1의 이벤트 연출

하지만 따로 작품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2탄의 애니메이션 연출은 정말 멋졌습니다.

 

[인상이 약해진 몹들]

블라스퍼머스2의 몬스터들은 전반적으로 멀쩡한 외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1탄의 몹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흉측하고 괴랄했습니다.

반면 2탄의 몹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괴기스럽긴 하지만 인간형이 많아졌습니다.

1탄은 마을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와 사람이 살 동네가 아니네, 느낌이었는데,

2탄은 마을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기적만 조심하면 살만하겠는데? 라는 느낌이었달까요.

물론 여전히 인간의 뒤틀린 욕망으로 발현된 기적이란 이름의 저주에 고통받는 인간군상은 묘사되지만,

그 뒤틀림의 정도가 1탄에 비해 약해진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는건 아쉬웠습니다.

 

[존재감이 옅어진 보스들]

디자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몹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무슨 기뉴 특전대인 줄

게임 시작하면 냅다 대놓고 응 우리가 보스들이고 내가 얘들 중에 짱이야하는데 음? 뭐지 이 광대들은? 했습니다.

아니 전작에서 참회자가  그렇게 개고생해서 고행을 뚫고 순례를 마쳤는데 이 꼬깔콘들은 천년 지났다고 지들이 찐 참회자랍시고 나타나서 저러고 똥폼을 잡고 있네요.

다크소울 시리즈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엄청 쉽지도 엄청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4~5번 들이대니까 패턴이 외워지는 정도랄까요.

그래서인지 비교적 쉽게 클리어를 해서 1탄에서의 고생에 비하면 수월하게 보스들을 제압해서인지 더더욱 큰 인상을 받지 못 했습니다.

특히 저 가운데 앉아있는 영감님은 붕붕 날라만 다녔지 뭔가... 뭔가... 수장다운 위엄이 느껴지지 않았네요.

 

[굳이 참회자를 되살려야 했을까]

전작의 주인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긴 했습니다만 왜 굳이 전작의 참회자를 다시 되살렸는지는 의문입니다.

침묵의 비탄 교단원들이 비극적으로 몰살당한 것도 이미 전작의 사건이라 2탄과는 상관이 없고 기적과 항쟁을 동시에 상징하는 메아 쿨파는 사라졌구요.

좀 쉬자...

무엇보다도 기적이 다시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천년이나 지난 후대의 일인데 침묵의 참회자를 다시 되살려야할 정도로 맞서 싸울만한 인물이 없다는 건 그 자체로 너무 답이 없는 세계 아니겠습니까.

...진짜 답이 없는 세계라서 그랬나.

어쨌든 전작 참회자의 의지를 잇는 새로운 참회자를 만들어 놓고,

전작 참회자의 묘지를 방문하면 메아 쿨파는 없어졌으니까 투구라도 이어받는다던지 하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여간 재밌었다]

이러니저러니 이야기는 했지만 결론은 재밌었습니다.

오리(Ori) 시리즈와 할로우 나이트도 정말 재밌게 즐겼었거든요.

너무 양산형 메트로베니아가 많아서 그렇지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이기도 하고 1탄도 재밌게 했었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막넴 잡기 전에 찰칵
막넴은 간신히 잡았네요, 고생 좀 했습니다
100% 채우진 못했지만 충분히 즐겼습니다

만약 3탄이 나온다면...

이젠 진짜 승천해서 떠난 참회자 또 불러내리지는 마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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