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순서대로 설명이 좀 필요한 게,
저는 캐릭터 패스 시즌2의 첫 캐릭터가 베가인 것만 공개된 줄 알았습니다.
시즌2 캐릭터들이 전부 공개된 줄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장군님 참전에 감격에 겨웠던 나머지
베가 참전, 캡콤은 유저가 뭘 원하는지 똑똑히 알고 있다
라는 글을 썼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아니 이럴 수가,
베가는 대박이고 엘레나는 그럴 수 있어, 그런데.
테리?
마이??
이게 스파6야 Capcom vs SNK야???
...이번 캐릭터 패스 시즌2를 접한 유저들의 반응이 대부분 저와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이번 캐릭터 패스에 대한 감상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베가의 빠른 참전은 이르지만 좋은 선택
제가 베가를 선호하다보니 상당히 긍정적이긴 한데,
그렇다해도 고우키 다음에 바로 베가 출시는 캡콤이 좋은 패를 너무 일찍 꺼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 발매 간격도 한 달 정도로 상당히 짧습니다.
그런데 고우키 출시 이후 스파6 좀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고우키가 너무 많아요...
체감상 랭매 10판 돌리면 5번은 고우키 만납니다.
그래서 고우키와는 결이 조금 다르지만 베가 역시 어마어마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에 출시 되면 고우키가 점거하고 있는 지분을 어느정도라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매칭됐을 때 고우키4 : 베가3 : 나머지3이 되려나... 그것도 두렵긴 합니다만.
한 시즌에 콜라보 캐릭터가 둘이라니
많은 분들이 가장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입니다.
이제 두번째 캐릭터 패스인데 이번에도 캐릭터를 네 명 공개한 걸 보면 앞으로도 이 구성을 쭉 이어가겠다는 이야기로 밖엔 보이지 않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고우키 출시로 스파6 출시 때와 거의 동등한 접속자수를 보이며 떡상을 했음에도 바로 다음에 인기 캐릭터인 베가를 추가한 건 캡콤의 대인배스러움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래 거기까진 좋은데요,
아무리 베가를 추가했다고는 해도 네 자리 밖에 없는 캐릭터 패스의 반을 콜라보 캐릭터로 채우는 걸 과연 스파6 팬이 바랄까 싶습니다.
애초에 이 게임이 Capcom vs SNK 이라면 전혀 문제없을텐데 말입니다.
어쩌면 반대로 고우키에 이어 베가까지 추가해줬으니 나머지 콜라보 캐릭터는 참아달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테리와 마이라서 예상되지만 그렇기에 그 인기를 무시할 수 없다
철권8에서 리디아가 등장했을 때의 반응과 어쩌면 비슷한 맥락이 있지 싶습니다.
동양권에서는 대부분 리디아 출시를 반기지 않았지만 서양권, 특히 유럽쪽에서는 상당히 좋아했다고 하더군요.
테리와 마이의 참전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테리 기술... 사실 뻔하잖아요?
파워 웨이브, 번 너클 당연히 쓸 거고 등장한 시리즈에 따라서 라이징 태클과 파워 덩크가 갈릴 수도 있구요.
마이 기술도 시리즈에 따라 좀 다르지만 화접선, 용염무, 날다람쥐의 춤은 기본이겠죠.
테리와 마이 모두 류와 켄만큼 지겹도록 오래 본 얼굴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격투 게임계에서는 둘 다 전설의 레전드라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마이는 동양권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서구권에서 엄청나게 인기 있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구요.
그렇다면 서구권의 판매량이 제작사가 기대한 것 보다 낮아서 일까요?
뭐 일개 유저로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도 스파6의 그래픽으로 만들어지는 마이의 모습은 정말 기대됩니다.
유난히 SNK 캐릭터들이 출장나가면 본가보다 완성도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구요.
캐릭터 패스 출시 기간이 너무 제각각
콜라보 캐릭터가 몇이냐와는 별개로 출시 시점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고우키가 5월 22일에 참전했는데 베가는 당장 6월 29일에 참전합니다.
두 캐릭터 사이의 기간이 약 한 달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고우키와 베가의 텀을 이렇게 좁게 잡아버리면 다음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겠죠.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테리는 그나마 24년 가을에 출시됩니다.
그런데 그 다음인 엘레나가 25년 봄이네요.
24년 겨울엔 아무 것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25년 겨울에 마이가 출시 된다는 얘기는 25년 여름과 가을을 건너 뛴다는 거죠.
그러니까 정리하면,
[24년 여름] | [24년 가을] | [24년 겨울] | [25년 봄] | [25년 여름] | [25년 가을] | [25년 겨울] |
베가 | 테리 | - | 엘레나 | - | - | 마이 |
...이게 맞나??
마이로 갈수록 텀이 길어지네요.
엘레나가 정확히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채감상 1년을 기다려야 마이를 볼 수 있는 느낌일지도요.
새로운 캐릭터의 부재, 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캐릭터 패스로 신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제 두번째 캐릭터 패스인데 사실상 새로운 캐릭터는 아키 한 명 뿐이거든요.
스파는 벌써 6탄이고 외전격 시리즈도 많다보니 꾸준히 재등장하는 캐릭터도 있고 재등장하지 못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하게 되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재 격투게임의 또 다른 주류인 철권8을 살펴보면 말이죠,
초기 로스터 캐릭터가 전부 32명인 건 스파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만 그 중 새로운 캐릭터는 빅터, 아수세나, 레이나로 단 3인 뿐입니다.
그에 비해 스파6의 초기 로스터는 18명이지만 새로운 캐릭터는 제이미, 마놀, 마리사, 킴벌리, JP, 릴리로 6인입니다.
새 캐릭터만큼은 철권8에 비해 스파6가 2배나 더 많습니다.
물론 기존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스파6에 맞춰서 재설계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캐릭터를 처음부터 새로 디자인해서 완성시키는 것보다는 손이 덜가는 작업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캡콤 입장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보다 기존의 캐릭터를 내놓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결론
고우키의 참전 직후 베가의 참전은 콜라보 캐릭터가 많아도 좋은 거 줬으니 이해해달라는 캡콤의 인사치레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더 적대적으로 본다면 캐릭터 패스 시즌2를 판매하려는 미끼로 베가를 사용했다...고 볼 수도 있구요.
다 떠나서 콜라보 캐릭터가 두 명이라는 건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네요.
이미 정해진 사항이니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추가되는 캐릭터들이 날림없이 멋진 완성도로 나오고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입니다.
그냥 Re Engine으로 만든 스파6 캐릭터들이 워낙 매력적이라,
막상 스파6에 마이가 등장하면 이렇게 툴툴거린 거 다 잊어버리고 만세를 외칠지도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