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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하늘다람쥐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는 나만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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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이와 복돌이가 떠난지 벌써 4년이 다 되어 갑니다.

 

복순이랑 복돌이 보고 싶다

아이들이 떠난 뒤 다른 반려동물을 들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한참을 물고기에 빠져 있더니 긴 고민 끝에 베타를 한 마리 들였었습니다.

 

아내의 첫 반려동물이자 소울메이트 오레오

오레오는 다른 사람들에게 베타로서 '화려하지 않아서' 외면당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사무라이 플라캇이라는 이름의 종 답게 새까만 몸에 아가미 부분만 은색 비늘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멋진 투구를 쓰고 있는 걸로 밖엔 보이지 않았어요.

남들이 외면하던 말던 우리 눈에만 이쁘면 그만이죠.

아내도 저도 한 눈에 흠뻑 빠져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

다른 얘기입니다만, 오레오가 가고 나니 왜인지 오레오처럼 포인트만 은비늘인 무늬의 인기가 오르더군요.

물고기던 뭐던 생명을 유행따라 들이는 건 좋게 볼 수가 없네요.

 

지금은 바로 위에도 썼듯이, 오레오도 떠났습니다.

그래도 저와 아내는 복순이복돌이와 오레오를 정말정말 그리워 하고 있어요.

그러던 중 스플랜더라는 보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퍼뜩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복순이 복돌이랑 오레오도 사진 붙여서 카드로 만들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카드를 하나 제대로 인쇄해서 코팅까지 하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무리고...

종이에 프링팅한 다음 두꺼운 종이에 붙여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사진만 붙이면 재미없으니 스플랜더의 컨셉 답게 화려한 복장을 입혀줬어요.

 

복순이는 진주 귀걸이 소녀 코스츔을, 복돌이는 멋진 모자를 씌워줬습니다.
오레오는 무려 왕관!을 씌워줬습니다.
스플랜더 귀족들의 수장으로서의 위엄.
복돌이 복순이와 오레오는 최고급 5점 카드입니다, 밸런스 따위 알게 뭐임.

실제로 5점짜리 카드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릅니다.

하우스 룰로 저와 아내가 둘이서 게임할 때만 사용하면 되죠.

 


 

남들처럼 손재주가 좋아서 그림도 그리고 인형도 만들고 하지는 못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가까이 두고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떠날 때는 너무나 슬펐던 건 사실이지만,

기억하게 될 때는 좋았던 순간만 기억하고 싶으니까요.

 

복순이 복돌이와 오레오가 모두 저와 아내와 함께 평생을 행복하게 살다 갔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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