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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게임 리뷰

철권8 & 스파6 - 비교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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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kken 8 & Street Fighter 6

 

아무리 제가 스트리트 파이터2가 오락실을 점령했던 시절부터 격투게임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여러 장르의 게임을 골고루 즐기다보니 투자한 시간과 실력이 항상 정비례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에 캐릭터 기술의 만듦새나 밸런스에 대해 평가할 자격은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UI나 UX 같은 경험적인 측면에 대해 몇마디 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타이틀 화면

철권8 타이틀 화면

철권은 8번째 시리즈라는 점을 이용해서 디자인했습니다.

숫자8을 사슬로 치환했는데 무한을 뜻하는 기호와 일치하기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시마 집안과 얽힌 캐릭터들의 운명과 사투를 생각하면 역대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중요 인물이라지만 대체 왜 게임 킬 때마다 카즈야의 얼굴을 봐야하는 건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만.

 

스트리트 파이터 6 타이틀 화면

스트리트 파이터는 여섯번째 시리즈라는 점을 이용해서 디자인했습니다.

육각형과 숫자 6과 로마숫자 VI이 절묘하게 일치하며 월드투어, 배틀허브, 파이팅 그라운드가 각 도형에 비춰집니다.

게다가 4에서의 먹물, 5에서의 물결에 이어 6에서는 한층 힙합스럽게 바뀐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춰 그라피티를 이용한 이펙트와 텍스쳐들을 사용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잘 뽑혔지만 로고를 강조하는 방식에서 스파쪽이 확실히 역동적이고 임팩트가 있습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스파6 로고는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메인 화면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메인 화면에 진입하면 두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철권8의 메인 메뉴... 그리고 카즈야x6

 

철권8은 처음부터 세세한 선택지를 모두 보여줍니다만,

그 와중에 메인메뉴에서 플레이어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 격투게임에서는 너무나 생소한 즐겨찾기 목록입니다.

위의 이미지들 중 첫번째가 즐겨찾기 목록인데, 제 경우 처음에는 이게 즐겨찾기라는 걸 눈치채지도 못하고 몇 번을 왔다갔다하며 어째선지 메뉴가 중복됐다는 걸 파악한 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각 메뉴들의 세부 목록도 결코 적은 편이 아니라서 어디에 뭐가 숨어있는지 일일히 찾아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일단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고 나면 필요한 메뉴만 즐겨찾기에 모아둘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메뉴 탭을 왔다갔다하며 세부 목록을 확인할 필요가 전혀 없죠.

즉 철권8은 한 번만 메뉴 구성을 파악하면 게임을 키자마자 자신이 원하는 메뉴로 직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발 카즈야 좀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메인 화면

스파6는 철권과 그야말로 반대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카테고리를 크게 세 가지 먼저 보여준 후, 셋 중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가면 그제서야 세부 메뉴를 보여주는 식입니다.

첫 선택지에서 고민할 거리가 극도로 최소화되는 건 깔끔하다 못해 누군가에겐 결벽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앞서 말씀드린 화려한 이펙트들과 확실히 구분지어진 각 모드에 맞는 음악들이 선택은 단순해지었을지언정 궁금함과 기대감을 높여주긴 합니다.

문제는 각 모드에 들어간 이후입니다.

다른 모드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특히 배틀 허브에 진입한 이후 듀얼센스 기준으로 네모, 옵션, 터치패드 버튼마다 다른 기능의 세부 메뉴가 나오는데 이건 절대로 한 번에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제가 스파6를 꽤 오래 즐겼는데 여전히 헷갈릴 정도거든요.

배틀 허브에서 각각 네모, 옵션, 터치패드 버튼을 눌렀을 때 뜨는 각각 다른 세부 메뉴들
스파6만 539시간째인데 여전히 헷갈립니다 진짜

특히나 PVE와 PVP를 모두 즐길 경우 미묘하게 겹치는 기능 때문에 더욱 헷갈리기 쉽죠.

큰 카테고리부터 차례대로 진입할 경우 순서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 진입하는 단계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자칫 유저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듭니다.

다행히 메인 컨텐츠까지 도달하는데 그리 많은 스텝이 필요하진 않지만 게임을 킬 때마다 그 순서를 반드시 반복해야하는 것도 사실이죠.

음악

철권8의 음악은... 타이틀 화면에서는 딱히 음악이랄 게 없어서 할 말은 없지만, 특히 메인 메뉴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그놈의 지겨운 카즈야는 시종일관 날 노려보고 있는데 오~오↗오↘~오오↘~오↗오~하는 음악은 너무 평화로워요.

싸우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당최 이해가 안가는 선곡입니다.

캐릭터 선택 화면의 음악도 일단 제 취향은 아니라서...

곡의 느낌 자체는 별 불만이 없는데 그 약간 밀리는 듯한 멜로디 라인이 좀 거슬리네요.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가면 그제서야 좀 일렉기타 소리가 들리며 쌈박질할 맛이 나는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스테이지에 따라 철권 특유의 병맛나는 분위기도 풍기고 한없이 진지한 격투에 임하는 분위기도 나서 다양한 감상을 선사해주구요.

치고박을 땐 만족스러운데 제발 메인 메뉴 음악만큼은 좀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얘기하는 건데 카즈야 좀 그만 보고 싶다 정말.

 

이번 스파6 컨셉의 가장 큰 틀은 힙합입니다.

그렇기에 시각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부분 또한 힙합 느낌이 강하게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힙합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들도 다수 존재하기에 캐릭터 별 OST는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플스5 기준으로, 게임을 켜기도 전부터 강렬한 비트의 힙합 장르 음악이 맞아줍니다.

제가 음악엔 소양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장르나 구성에 대해 논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격투게임이다보니 캐릭터들의 테마곡도 힙합 장르가 아님에도 강한 인상을 주는 곡이 많았습니다.

저는 특히 주리와 제이미의 테마가 개성적이고 캐릭터 특성을 잘 살려서 마음에 들더군요.

 

 

스트리트 파이터6 주리 테마곡

스트리트 파이터6 제이미 테마곡

편의성

시리즈가 계속 이어짐에 따라 편의성은 확실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연습모드가 없는 격투 게임은 상상할 수도 없고 더미의 상태를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는 기능, 특히 더미의 동작을 녹화해서 재생하는 기능은 기본이 되어 버렸습니다.
철권8은 격투게임을 통틀어 역대급 최고의 편의성을 보여줍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확정 반격연습을 아예 기본 메뉴로 넣어둔 것입니다.

카즈야의 주력 기술에 대해 딜레이 캐치 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면서 연습까지 한 번에 가능

그동안은 위에서 언급한 녹화 기능을 통해 하나하나 조작을 했어야 했는데 최소한 초심자들에 한해서는 그럴 필요가 아예 없어져버렸네요.
더 세밀한 확정 반격의 연습을 원한다면 여전히 녹화 기능을 활용하면 될 일입니다.
리셋 지점을 세밀하게 바꾸는 건 당연하고 벽 바운드나 벽 파괴 등 특정 상황을 바로 재생하는 옵션이 생겨서 일일히 벽까지 몰고 가지 않아도 벽콤보 등을 연습하기에 너무 편해졌습니다.
패드 기준으로 터치패드 키 조합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많아서 원버튼 리셋이 아니라서 조금 귀찮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건 좀 특수한 상황인데, 킹의 연속잡기의 경우 (혹은 니나) 여전히 커멘드표를 보기가 힘듭니다.
아무리 커멘드가 단순화되었다고는 해도 특정 연속잡기는 여전히 정 커멘드를 입력해야하는데, 리스트 형식의 기술목록으로는 파악하기가 힘드니 킹의 연속잡기에 한해서만큼은 표 형식으로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아직 찾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저스트 입력이 필요한 경우 예시에서 타이밍을 볼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파6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공격 프레임 데이터를 그래프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발생과 판정 유지시간과 상대가 가드 시 이후 딜레이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승룡권의 프레임 그래프

숫자로만 표시되면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웠을 요소를 시각적으로 쉽게 풀어냈습니다.
듀얼센스 기준으로 방향키와 터치패드를 조합하면 리셋 위치를 양쪽 벽 근처는 물론 1P나 2P로도 바로바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매우 편했구요.


패드 유저로서의 조작 감상

저는 고티어를 노리지도 않고 고만고만한 랭크에 머물면서 옛날에 오락실에서 놀던 감성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틱이 좋네 히트박스가 좋네해도 컨트롤러에 따로 투자하지 않고 모든 게임을 엑박4세대 패드와 듀얼센스로 퉁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격투게임만큼은 엑박패드와 상성이 좋지 않아서 듀얼센스로 즐기고 있네요.
감히 프로 선수들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스파6의 경우 패드로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고 제 경우도 듀얼센스로 꽤 할만합니다.
드라이브 러시 같은 조작은 여전히 서툴지만 앵간한 콤보는 실수없이 나가기도 하구요.
 
다만 철권8은 조금 조작의 결이 달라서 유난히 대각선 입력이 중요하고 무엇보다도 초풍같은 빠르고 정확한 조작이 요구되기에 패드로도 할 수는 있지만 흔히 말하는 삑사리가 많이 납니다.
나름 플스2 때부터 철권을 패드로 해왔고 심지어 PSP로도 철권을 해왔는데도 생각처럼 잘 되질 않네요.
저처럼 그냥저냥 저단에 머물며 즐기는 걸로 만족하면 상관없지만 고단을 노린다면 패드로는 좀 힘들겠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게는 프레임 밸런스나 히트박스 시스템에 대해 논할 실력이 없기에 지극히 주관적으로 두 게임에게서 받은 인상을 늘어놔 봤습니다.
게임 구매에 도움이 되기 위한 분석이 아니니 이렇게도 느낄 수 있구나하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게임이던 SoulbomB를 닉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왔다갔다 눈에 띈다면 인사라도 부탁드립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으니 랭크업이 걸려있다면 저를 밟고 올라가셔도 감사하구요 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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