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수년 전 아내와 국내 배우들이 출연한 위키드 뮤지컬을 관람한 적이 있었습니다.
뮤지컬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노래 실력과 영화와는 다르게 감탄이 나오는 무대 연출에 압도되었었네요.
그랬던 위키드가 2024년 영화로 개봉을 했다길래 아내와 관람하러 갔습니다.
아내가 워낙 엘파바 역할을 맡았던 박혜나님의 열렬한 팬이라 더빙판으로 선택했어요.
그리고 몰랐는데 Part 1이더라구요.
영화 타이틀이 뜨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초반엔 서양인에게서 입이 안 맞는 한국말이 나오니 옛날 더빙된 외국 드라마 느낌이 나서 어색했는데,
글린다가 노래하기 시작하니까 그저 가창력에 감탄 밖에 나오질 않더군요.
다만 영화의 런닝타임이 거의 3시간이었는데 1탄의 마무리를 엘파바의 각성,
Defying Gravity에 맞추려다보니 영화 초반 학교에서의 장면이 정말 길고 세세하게 들어갔습니다.
굳이 이런 장면까지 넣었어야 했나?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사실 학교 구간에서 좀 졸렸답니다...
하지만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게 되는 빌드업이 이뤄지는 후반으로 진입하니까 영화니까 할 수 있는 연출들,
특히 에메랄드 시티의 배경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만들더군요.
그 이후는 뭐 엘파바의 독무대였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글린다도 정말 캐릭터를 잘 살려서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신시아 에리보의 엘파바는 마치 엑스칼리버를 뽑은 아서왕인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뮤지컬에서 느꼈던 박혜나님의 Defying Gravity의 피날레를 다시 경험하니 온 몸이 저릿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결론은,
원어판으로 다시 관람할 예정입니다.
그... 초중반 학교 장면은 다시 보면 너무너무 지루할 거 같지만 어떻게든 참아봐야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리아나 그란데 특유의 웃는 얼굴에서 츄가 보이는 건 저 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