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추가 캐릭터를 한 번에 공개하는 스파 6와는 다르게,
철권 8은 인원수를 먼저 공개한 후 추가 캐릭터를 하나씩 차례대로 공개합니다.
그러니 스파 6 유저들은 좋든 싫든 내려놓고 다음 캐릭터를 기다리지만,
철권 8을 주로 즐기는 유저분들은 새로운 캐릭터가 공개될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가 나오길 바라게 되죠.
24년 12월 17일.
철권 8의 4번째 Season 1 추가 캐릭터가 공개 됐습니다.
무려 기존 철권의 캐릭터도 아닌, 다른 격투 게임의 캐릭터도 아닌,
JRPG의 상징인 Final Fantasy의 최신작 16의 주인공인 클라이브 로스필드로 확정 되었습니다.
Season 1의 콜라보 캐릭터
이미 철권 7에서 같은 파판 출신의 녹티스가 출연한 적도 있고,
검을 쓰며 개근한 요시미츠와 총을 쓰는 니나와 함께 총과 검을 같이 쓰는 빅터가 뛰댕기는 마당에 검과 마법을 쓰는 판타지 캐릭터가 콜라보로 나오지 못할 거 뭐 있냐 싶긴 합니다.
그렇지만 Season 1 입니다.
철권 8이 발매된 이후 첫 번째 추가 캐릭터란 말입니다.
최소한 첫번째 시즌의 추가 캐릭터는 유저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리즈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게 해주는 게 뿌리를 더 단단히 다지는 선택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기본 로스터 캐릭터가 무려 32명이나 된다는 건 작업량으로 보나 유저에 대한 보답으로 보나 대단한 일입니다.
철권 본가 캐릭터들로 32명을 채웠으니 콜라보 캐릭터 하나 정도야 뭐,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머킹, 브루스 어빈, 쿠니미츠, 리에 우롱, 안나, 머독, 줄리아 등등,
언급하지 않은 캐릭터에겐 미안할 정도로 철권이 8번째 시리즈까지 오면서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나요.
최소한 시즌 2부터 콜라보 캐릭터를 추가했다면 유저들의 원성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철권과 파이널 판타지는 대체 무슨 관계인가
철권 7부터 연속으로 대체 뭡니까 둘이.
하고 많은 작품들 중에서 왜 하필 파이널 판타지였을까요.
스파 6도 아랑전설 콜라보를 하면서 고운 말만 듣지는 못 했습니다.
철권 8과 마찬가지로 스파 6도 유저들이 원하는 기존 본가 캐릭터들이 많은데 한 시즌(스파에서 표현하는 Year)의 캐릭터 네 명 중 두 명이 아랑전설 콜라보였으니까요.
막상 테리를 내놓고 보니 퀄리티가 엄청나기도 했고 그나마 테리와 마이가 같은 격투 게임 계열의 캐릭터니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했죠.
그래서 파이널 판타지의 클라이브는 철권하고 대체 무슨 관계인거죠?
판타지 세계관에 검과 마법을 쓴다라.
길티기어, 소울 칼리버, 그랑블루 같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격투 게임 타이틀이 존재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요시미츠도 그렇고 니나와 빅터까지 있으니 무기 좀 쓰는 거야 그럴 수 있다치지만,
기껏해야 이마에서 레이져 나가고 날개 달려서 파닥거리는 세계관과 속성별로 마법을 사용하고 거대한 소환수를 꺼내서 공격하는 세계관하고는 좀 차이가 있지 않냐는거죠.
그래, 콜라보니까.
네 콜라보니까 세계관이 충돌하는 건 회사의 사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같은 3D 격투 게임으로서 역사를 이끌어 온 버츄얼 파이터는 왜 콜라보를 안 하는데요?
스파 콜라보에 킹오파가 어울리듯 철권 콜라보라면 버파만큼 어울리는 타이틀이 있습니까.
오히려 철권x버파가 확정됐다면 전세계 격투 게임 유저들이 환호하고 기뻐 날뛰지 않았겠냔 말입니다.
가능성은 없겠지만 만약 용과 같이의 키류가 등장했어봐라... 격겜 유저들 환호했을 듯.
그래서 클라이브가 누군데?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파이널 판타지의 팬이 아니면 누군지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파판16 데모판을 해봤기에 누군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파판16을 구입해서 해보진 않았기에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저처럼 다양한 장르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해보는 사람도 이런데,
격투 게임만 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철권 7의 녹티스와 다를 게 없습니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순간이동하는 호스트 컷의 처음 보는 남자놈이지 녹티스가 누군지 알게 뭐냐구요.
반대로 파이널 판타지의 팬이라면 격투 게임에 관심이 얼마나 있을까요?
마법이나 스킬트리도 아이템도 장비도 없이 서로 치고 받다가 두 라운드 내주면 패배.
매 전투마다 사전에 준비된 세팅을 가지고 턴마다 전술적인 이득을 계산하는 게임을 하던 유저들이,
근육 마초들이 우글우글 하고 순간 실수하면 체력이 반 이상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게임을 하고 싶겠습니까.
아 네, 파판 16은 액션 게임이라구요?
파판 15부터 비록 액션이 중점이 된 게임으로 바뀌고 있지만 속성에 대한 전략과 상대를 무력화 시킨 후 공격을 퍼붓는 전술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즉, 파이널 판타지의 팬들은 MMORPG인 파판14를 제외하고 1부터 13까지는 전부 턴제 기반 RPG를 즐겼습니다.
그래서 클라이브가 선방했냐?
아뇨.
스팀의 클라이브 출시 후 오전과 저녁의 동접자 수 비교입니다.
철권 8이 9047, 스파 6가 9423으로 오전에는 그나마 많이 따라 붙었습니다.
하지만 오전입니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부분 학교나 직장에 있을 시간이죠.
북미권 유저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쳐도 스파 6를 넘지 못 했습니다.
저녁에는 철권 8이 8850, 스파 6가 13976으로 아시아권 유저들이 합세했음에도 결국 뒤쳐져 버렸습니다.
출시 당일입니다, 당일.
새로운 캐릭터 출시 당일에 라이벌 게임의 동접자 수를 못 넘는 게 말이 됩니까.
진짜 버츄얼 파이터 콜라보였으면 저도 지운 철권 8 다시 깔고 게임하러 갔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