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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영상 리뷰

[리뷰] 드라마 리뷰라기 보다는 트리거를 보고 든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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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GGER / NETFLIX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10년 전이었다면 그런가? 싶었을까, 2025년인 지금은 새롭지도 않은 얘깁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는 그 마약이 총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완성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좀 많이 보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초반에 상당한 몰입력을 보여줬지만 중반부에 뻔해져서 김이 빠지고 후반 마무리에서 이게 뭐지 싶어진달까요.

액션은 볼만 하지만 서사의 맥락과 인물들의 연관성이 후반부에 들어서 뻔해지고 지루했습니다.

아니 그 액션조차 막판에 가선 오바싸바 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만,

포스터 카피에 쓰여져 있듯이 '모두의 손에 총이 쥐어진다면' 이라는 전제는 정말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주제였습니다.

 

드라마의 리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근거는 없지만 자신있게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누군들 살면서 사라졌으면 좋겠을 사람 하나쯤 없었을까요.

사람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사람이 죽는 거구요.

왜냐하면 아무리 선하다 한들 결국 인간이고,

인간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죠.

그게 내 돈 떼먹은 사람이던, 존재만 아는 강력 범죄자던, 꼴보기 싫은 부패 정치인이든,

상상으로는 천 번을 만 번을 찢어 죽여도 현실에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잖아요?

그리고 또한 결과에 따른 나에게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기에 또 다른 인간의 능력인 이성으로 스스로를 자제할 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에게 총이 주어진다면 그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법은 멀고 힘들며 판사의 판결은 솜방망이인데다 강자의 편을 최우선으로 들어줍니다.

사명감을 가진 경찰과 검사는 극소수고 심지어 어떤 공무원은 범죄자와 결탁해서 사건을 조작합니다.

사기꾼은 범죄를 저질러도 불편은 순간일 뿐 출소 후 모은 돈으로 호화롭게 생활하고 같은 범죄를 또 저지릅니다.

자식의 범죄를 돈과 권력으로 무마시키고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시킨 부모에게 그 자식은 같은 걸 배웁니다.

삶은 원래 불공평하다는 전제가 성립되려면 최소한 법치국가로서 법이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 역시 전제로 깔려야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당신은 정말 그 손에 쥔 총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만약,

이 이야기를 듣고 순간 정의감에 도취되었다면 - 행여 정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다는 의욕이 느껴졌다면 - 당신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싶습니다.

왜냐면 조금 진정하고 차분하게 다시 생각해봐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 총은 범죄자, 사기꾼, 부패한 공무원 놈들의 손에도 마찬가지로 들려져 있을 거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모든 상황이 꼭 올바른 결과를 바라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을 거라는 걸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위법이지만 정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더라도 더 큰 폭력에 사라질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갱단이 국가를 위협하는 멕시코처럼 된다거나 말이죠.

 

그럼에도 총을 쏘지 않을 자신이 없는 이유

폭력을 동반한 복수는 온갖 미디어를 통해 미화될 때가 많습니다.

존 윅은 아내가 남겼는데 살해당한 개의 복수로 범죄 집단을 싸그리 청소합니다.

테이큰에서는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범죄 조직의 끄나풀부터 배후까지 제거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데다 범죄자일지언정 공공기관을 통하지 않은 범법수단으로 사적제제했으니,

명백한 범죄입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느끼죠.

당할만 한 놈들이 당하는 걸 목격했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를.

 

드라마 트리거에서 피해자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누가 봐도 부당한 처사를 당하는 온갖 상황을 겪게 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맞겠습니다만,

시청자를 몰입시키기 위한 연출이니 억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기에 가해자나 범죄자가 아니면 두둔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성은 쏘면 안되는 걸 아는데,

나는 존 윅도 아니고 미디어일 뿐이니까.

감정은 쏴버리길 바라더군요,

왜냐면 존 윅이 쐈을 때 후련했으니까.

 

결국 위에서 했던 이야기의 반복입니다.

왜 총을 쏘지 않을 자신이 없냐면 법이라는 법치국가의 정의에 위탁해봤자 제대로 된 처벌을 받으리라는 기대가 조금도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한 누군가 단지 금속 부품을 5mm 당긴다는 선택 하나로 나라가 범죄자의 천국이 되어버린다 하더라도.

결국 총을 쏘는 선택을 할 사람은

아마

수두룩 할 겁니다, 슬프게도.

 

나는 총기합법화를 반대한다.

정의를 위해서 같은 거창이 이유가 아닙니다.

슬프게도 내 의도와 행동이 정의이길 바라고 사회적으로 용납받고 지지받길 바라는 욕구는 범죄자들에게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고 정의 또한 사람들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구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을 손에 넣는 것보다 범죄자들이 총을 지니게 되는 게 훨씬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소중한 사람이 부당한 피해를 입었고 만약 법이 제 주변을 보호해주지 않을 때 나에게 총이 있다면.

...물론 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쏘고 싶을 겁니다.

비록 총이 아니더라도 그 대가는 어떤식으로든 반드시, 절대로 받아내고 말 거니까요.

 


 

트리거의 완성도는 범작 이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반드시 건드려야 하는 부분을 건드렸다고 생각합니다.

필요악이랄까요.

그래서 재밌게 봤다기 보단 심각하게 볼 수 밖에 없던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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