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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게임 리뷰

리뷰) 페르소나5 택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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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5 Tactica

 

일단 저는 페르소나 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애초에 페르소나 이전에 여신전생1 때부터 시리즈 자체의 팬이거든요.

그렇다보니 페르소나5 스크럼블 더 팬텀 스트라이커즈도 해봤기에 페르소나5의 외전작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택티카도 초반은 괜찮았어요, 초반에는.

그리고 초반에는 설정 설명도 하고 흩어진 동료도 찾고 해야하니 늘어지는 거 이해합니다.

그런데 초반 조금 지나서도 진행과 연출이 늘어지더니...

중반이 지나서도 그 텐션을 유지하니까 슬슬 지치더라구요.

매일 조금씩 진행해서 사실상 엔딩은 거의 억지로 봤습니다.

 

그러면 장점과 단점을 좀 정리해보겠습니다.

 

장점

장점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일단 장점부터...

 

[세세한 한글화]

자막 한글화야 당연한데 양이 많진 않지만 일러스트에 포함된 일본어들도 깨알 같이 한글화 했더군요.

이건 정말 고마운 점입니다.

깨알 같은 한글화 ㄳㄳ

 

[단순화 했지만 충실한 캐릭터 묘사]

캐릭터들을 귀엽게 그리느라 단순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감정표현, 포즈, 일러스트 등 그림은 정말 잘 그렸습니다.

구할 수 있다면 각 캐릭터 별 일러스트 싹 다 모으고 싶네요.

이를 활용한 영상들도 퀄리티가 상당히 높구요.

그림은 정말 예쁘네요

[역시는 역시, 페르소나 각성]

앞서 보여드린 스샷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심각한 스포라 밝힐 수는 없지만 페르소나 시리즈만의 매력인 페르소나 각성 장면은 이번에도 전율이 흘렀습니다.

페르소나 제작진이 이런 건 참 잘 만들어요.

 

 

단점

SRPG로 변형한 이번 페르소나5는 구멍 투성입니다, 하 씨 너무 많아 단점...

 

[페르소나5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SRPG]

여신전생에 뿌리를 둔 게임들은 물론 팬텀 스트라이커즈 같은 몇몇 작품은 제외하고,

JRPG의 형태를 지니든 SRPG의 형태를 지니든 거의 다 전투를 턴제로 진행합니다.

페르소나5, 여신전생5, 소울해커즈2

하지만 같은 턴제라고 하더라도-

SRPG는 전투를 하기 전에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핵심이고,

JRPG는 전투를 자체에서 이득을 키워나가는 흐름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이미 유저에게 익숙한 페르소나5 본작의 전투적 특징은 SRPG에 맞지 않습니다.

페르소나3, 4, 5 중 아무거나라도 해보신 분은 아실 거에요, 약점 찌르고 턴 더 가져가면서 내성과 버프 챙기는 전투.

그러니 제작진도 이걸 알고 SRPG에 대입하기 위해 여러가지 특징들을 변형시켰겠죠.

그러다보니 너무나도 많은 게 바뀌어 버려서 페르소나라는 느낌이 안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1 more, 추가 공격 기회는 속성 약점을 찌르는 게 아니라 가드가 풀린 적을 공격해서 획득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각 캐릭터들의 속성이 의미가 없어져서 안이나 유스케처럼 다루기 편한 캐릭터만 계속 출전시키게 됩니다.

출전 안 시킨 캐릭터들은 다음 전투에서 버프를 받는다지만 굳이? 싶습니다.

심지어 택티카에서는 주인공만의 특권이었던 서브 페르소나를 모든 캐릭터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히 서브 페르소나들에게 속성 마법을 장착할 가치도 없어졌습니다, 가뜩이나 스킬 슬롯은 두개 뿐이라 딱히 연구할 이유도 역시 없어지구요.

← 5본편의 스킬 슬롯 8개, ↑ 팬텀 스트라이커즈도 8개, 근데 택티카의 스킬 슬롯은 달랑 2개 →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페르소나는 주인공에게 강력한 기술을 선사하는 특별한 기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버리면 그냥 슬롯 두개 달린 장신구일 뿐이잖아요... 제작진의 페르소나 취급이 너무 박합니다.

그와중에 멤버를 마음대로 교체를 못하고 리타이어해야만 교체할 수 있는게 무슨 의미가 있죠.

차라리 페널티를 받더라도 상황에 맞게 바로바로 교체할 수 있는 게 페르소나 아니었나요?

사실 Normal 난이도로만 해도 교체는 필요없고 서브 페르소나 세팅이 거기서 거기라 전투 시작한 멤버로 스테이지를 끝낼 수 있으니 말이죠.

 

턴이라는 개념은 본편과 동일하지만, 그 안에 공격뿐만이 아니라 이동도 포함되어 버리니 공격하지 않고 이동만 하면 손해보는 느낌입니다.

물론 커멘드 입력이 없이 턴을 종료하면 차지 버프를 받는다지만, 초반에는 차지에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기에 아깝고 일정 턴을 넘기면 클리어 보너스가 사라지니 굳이 행동을 안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극후반, 다른 중요한 스킬이 먼저라 차지 스킬에 투자할 포인트가 아깝습니다

 

[지루함의 연속]

비슷한 전투가 비슷한 배경에서 계속되는 것도 질리구요,

(세 개 챕터 외관만 다른 적들)

처음부터 끝까지 적 종류 외관만 바꿔서 돌려막는 것도 질리구요,

내비 빼고 전투 가능한 괴도단만 해도 7명인데 중후반까지 최대 가용 인원이 3명인 것도 질립니다.

(괴도단 멤버 목록)

 

[시점의 불편함]

게임하다보면 지겹게 맞닥트려야하는 불편함입니다.

고저차가 약할 때는 딱히 느껴지지 않다가 중후반 고저차가 심한 지형이 계곡처럼 붙어서 등장하면 환장합니다.

정확한 상황을 예로 들고 싶지만 저장해 둔 장면이 없어서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래있는 적을 중심으로 언덕 위도 공격하고 싶은데 확인이 안 됨...

이런 상황이 진행하다보면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결국 효율보다는 내가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을 선택하게 되니 이걸 어떻게 SRPG라고 부를 수 있겠냐구요.

그리고 방금 보여드린 스테이지에 있는 저 버튼식 엘리베이터,

중반 스테이지부터 계속 활용되는 기믹인데 문제가 많은 게 뭐냐면요.

- 버튼 조작을 할 수 없는 캐릭터를 위로 옮기려면 최소 두번, 많게는 세 번의 캐릭터 교체가 필요

- 스테이지가 넓고 여러 캐릭터가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록 너무나 복잡해짐

- PC게임 하듯 커서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L, R 버튼으로 순서를 바꾸다보니 캐릭터 주변만 확인 가능

- 전체 맵을 볼 수는 있지만 평면도 같은 탑뷰가 없어서 자세히 안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음

- 전체 맵을 봤더라도 어차피 캐릭터를 옮기려면 방금 상황을 외우고 캐릭터를 움직여야 함

이게 말로 하려니까 좀 어렵네요, 하여간 기믹의 설계가 너무 유저를 귀찮게 해놨어요.

 

[페르소나답지 않은 요소들]

아무리 SRPG로 바꿨다지만 그건 전투와 전략적인 부분일 겁니다.

그렇다면 전투와 전략 이외의 부분에서 페르소나다움을 좀 찾을 수 있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래요 뭐 팬텀 스트라이커즈도 그랬으니 외전에서 굳이 본편 같은 일상 생활을 묘사할 필요는 없겠지만,

모든 이벤트가 탐색과 발견없이 오로지 대화 텍스트로 떼워지니 그냥 손 놓고 보고만 있어야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팬텀 스트라이커즈는 최소한 던전을 직접 돌아다니며 숨겨진 요소도 찾고 이벤트도 해결하고 그랬는데,

택티카는 SRPG라는 이유로 준비를 위한 르블랑을 제외하면 전투를 위한 필드 외엔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만 보더라도 전투와는 별개로 즐길 거리를 충분히 준비해두지 않았습니까.

물론 외전인 택티카를 풍화설월 같은 본작과 비교하는 건 좀 그렇지만 분명 택티카에는 전투 이외엔 즐길 게 전무합니다.

그리고 대화씬 자체도 문제입니다.

중반 좀 지나면 큰 흐름을 얼추 파악하게 되는데 거기까지 가면 스토리는 쉽게 유추한 수 있는 수준이라 더 밝혀지는 게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렇지만 스테이지는 아직 남았으니 대화 대부분이 스토리에 관계없는 격려, 응원, 각오들의 향연입니다.

동료들간의 유대 저도 좋아하는데요... 계속 괜찮아, 힘내자, 잘 될거야 반복이니 늘어집니다

그냥 내용이 없어요, 그런데 그것만 지겹게 끝까지 반복합니다.

왜냐면 본편같은 일상 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없고 팬텀 스트라이커즈처럼 추가 캐릭터에게 그다지 몰입할 사연도 없거든요.

제 경우엔 뭣보다 택티카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엘의 능력이 너무 별로라 안 쓴 것도 있지만.

 

메뉴는 또 왜 굳이 여러개로 나눠놨어야 했을까요?

이거 너무 헷갈립니다 진짜...

준비 메뉴 : 전투 관련

아지트 메뉴 : 비전투 관련

인 거 같은데,

그럼 상점과 벨벳룸은 전투 관련인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퀘스트랑 퀘스트 리스트는 왜 분리했지...? 싶고.

중반 넘어가서야 겨우 적응이 됐는데 어떤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너무 헷갈리는 최악의 구성이었습니다.

 

또한 후반엔 상점을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지만 구입은 르블랑에서, 판매는 벨벳룸에서도 이해가 안됩니다.

무기 구입은 상점에서, 무기 판매(분해)는 벨벳룸... 아니 대체 왜???

심지어 벨벳룸 들어갈때 유난히 로딩이 길어서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은데 몇 개 빼먹어서 왔다갔다하면 아... 빡치네요.

 

[스킵 불가의 향연]

대화씬 관련 제일 짜증나는 점인데,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리트라이하면 도입부 대화씬을 또 다시 봐야합니다.

이 퀘스트 해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아 눌러야하는데 누르기 싫다...

스타트 버튼 누르면 넘어가긴 하는데,

특정 연출이 중간에 섞여있으면 한 번에 넘어가질 않아요!!

대화 선택지가 중간에 섞여있으면 한 번에 넘어가질 않는다구요!! 

대체 전투 도입부 대화씬을 리트라이 할 때마다 왜 보게 해놨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되네요.

 

그리고 엔딩을 보면 화룡점정...

스탭롤 스킵이 안됩니다.

엔딩 후를 세이브하려면 스탭롤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이게 말이 되냐.

 

//

 

제가 쓴 불만들에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러냐며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저로서는 게임하는 내내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단점 요인들이었습니다.

좀 더 진행하면 뭔가 나오겠지, 더 하다보면 뭔가 바뀌겠지싶어 끝까지 참아봤는데 정말 페르소나 각성 이벤트 말고는 별다른 신선함이 없었어요.

팬텀 스트라이커즈 정도로만 나왔어도 만족스러웠을텐데, 아무리 외전이라지만 택티카는 좋은 평가를 해주기 힘듭니다.

그와중에 택티카의 스팀 평가가 매우긍정적인 걸 보면 잘 쌓아둔 ip의 이미지가 대단하기 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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